오늘 윤-한 면담…김건희 특검 대신 '특별감찰관' 대안 '부상'

한동훈 '의혹 해명·필요 절차 협조' 요구에 대통령실 태도 변화 주목
'특별감찰관' 야당 설득 가능한 제안…공수처·특검보다 '순한 버전'

유영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의혹 관련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는 모습. 2024.10.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지 한 달만에 21일 양측이 마주 앉는다. 한 달 사이 김 여사를 둘러싼 선거 개입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지며, 특별감찰관을 임명해 김 여사 의혹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태도로 나올지를 두고 이견이 분분하다. 다만 수사·기소 권한을 모두 쥐고 있는 특검·고위공직자수사처보다는 특별감찰관 임명 카드를 받아들이는 게 부담이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와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과 정진석 비서실장이, 한 대표 측에서는 한 대표만 참석한다.

이날 양자 면담에서 가장 중요한 화제는 '김 여사 문제'로 꼽힌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에서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인적 쇄신 △의혹 해명과 필요한 절차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한 대표가 공식 발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김 여사 문제를 거론하며 해결을 촉구한 건 처음이다.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요구에 얼마나 전향적으로 나올지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이 김 여사에 대한 기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 등 기존의 입장을 반복할 경우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김대남 등 김 여사와 얽힌 인물들이 지속적으로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의혹 규명이 제대로 이뤄져야 여당도 김 여사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한 대표도 지난 18일 전남 곡성군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냐는 질문에 "적정한 시점에 필요한 말씀을 모아서 하겠다"고 답했다.

야당 입장에서도 '특별감찰관' 도입은 찬성하는 카드다. 특별감찰관을 내세워 대통령실 주변 인물을 살필 수 있을뿐더러 과거 성과도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특별감찰관이었던 이석수 전 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직권남용을 수사 의뢰하며 국정농단 의혹이 물꼬를 텄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 관련한 의혹을 적극 해소하겠으며 필요한 절차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증표로 특별감찰관 수용이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야권은 김건희 특검법을 세 번째로 발의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자체 기소 권한을 가진 특검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김 여사 사건을 맡기기보다는, 감찰 개시 이후 검찰총장에게 따로 고발·수사 의뢰를 해야 하는 특별감찰관이 더욱 안전한 선택지로 여겨진다.

나아가 현재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은 야당이 특검을 모두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특별감찰관법은 '국회'에서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한 명을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5년 이석수 전 감찰관 임명 당시 여당 몫 1명, 야당 몫 1명,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1명을 받았던 선례가 있어 대통령실이나 여당도 특검을 받는 것보다 부담을 덜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스1에 "(특별감찰관 도입을) 속단하긴 이르다"면서도 "다른 (의혹) 수사 방식에 비해선 안전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