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독대 오를 ‘김건희 리스크’…특검법 지렛대 될까

한동훈, 3대 요구 내걸며 강공책…특검법엔 유보적 입장
이탈표 4표 더 나오면 통과…대통령 태도 변화 위한 카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에서 여권의 텃밭을 사수해 낸 후 곧장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을 위한 3대 요구조건을 대통령실에 내밀었다.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회동에서 이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김건희 특검법'을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대통령실을 향해 김 여사 문제 관련 인적 쇄신, 김 여사의 활동 중단과 의혹 해소 협조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재보선을 앞둔 최근 일주일간 김 여사를 향한 문제 제기를 이어왔는데 이날은 작심한 듯 요구사항을 한 번에 정리해 발언했다.

한 대표가 텃밭인 인천 강화군수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두자, 당정 쇄신에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다음 주 초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회동에서 한 대표의 요구사항이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다. 한 대표가 꺼낼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는 '김건희 특검법'이다.

한 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을 두고 "법안을 보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 거부권이 다시 행사될 경우 당의 대응을 묻는 말에도 "너무 먼 얘기 같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SBS라디오에서 "특검법을 보고 차분히 냉정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간 특검법을 단호히 반대해 왔던 것에 비쳐 봤을 때 입장 표명을 유보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온 김건희 특검법은 부결됐지만 국민의힘에선 찬성·무효·기권 등 최소 4명의 이탈 표가 나왔다. 추가로 4표가 더 이탈한다면 김건희 특검법은 가결된다. 20명에 달하는 친한계 의원들이 충분히 판을 뒤흔들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 대표가 실제로 특검법을 통과시킬 가능성보다는 윤 대통령을 압박해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지렛대로 특검법을 활용한다는 게 여당 내 다수의 생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검을 받게 되면 당정 관계는 회복할 수 없게 된다"며 "탄핵에 가까운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어 한 대표도 선택하기 어려운 방안"이라고 했다.

하지만 독대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성과가 미흡할 경우 한 대표의 의지와 무관하게 김건희 특검법을 향한 당내 찬성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