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논란에 김건희 불기소…속뒤집힌 친한계 [여의도 속풀이]
김건희 특검법 방어에 당정 지지도 하락…위기감 최고조
"김여사 논란 덮으라는 건 죽으란 것…어찌 모른 척하나"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며 여권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간 당내에선 김대남·명태균 등 김 여사 주변인을 둘러싼 논란이 당정 지지율을 갉아먹었다는 불만이 쌓여온 상태다.
특히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과 인적 쇄신을 요구해 온 친한(친한동훈)계 내부에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당이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만 세 차례 발의하며 공세를 이어가는데, 김 여사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한계에서는 한 대표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를 향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하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무게를 실었다. 그간 한 대표는 '한남동 7인회'로 대표되는 김 여사 라인의 인적 쇄신과 대선 공약이었던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을 거듭 강조했다.
'의혹 해명과 필요한 절차에 협조'라며 김 여사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에둘러 표현한 건 처음이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김 여사에 대한 국민적 여론과 당내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민주당은 김 여사의 추가 의혹을 더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 검찰 봐주기 수사 의혹에 더해 측근 등에게 국가기밀을 유출하고 국가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는 '국정 농단' 의혹이 더해졌다.
계파를 막론하고 여권 내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이 다시 본회의에 오르면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을 때, 반대 104표로 여권 내 최대 4표가 이탈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당내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을 방어하는 여당의 모습이 옹색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대표와 당 지도부는 야당이 특검을 모두 지명토록 하는 현행 특검법에 동의할 수 없다는 데 궤를 같이하고 있다. 다만 김건희 특검법의 절차적 하자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과는 별개로, 여당이 '김건희 방탄'이라는 여론의 지탄을 당이 감당해야 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친한계 인사는 뉴스1에 "김 여사 부부가 이렇게까지 수면에 오른 이상 이걸 그냥 모른 체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그걸 덮으라는 건 우리에게 죽으라는 것"이라며 "(이번 특검법 표결에서) 이탈표가 몇 명이 나올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진짜 난리 나는 것"이라고 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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