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주신 기회"…재보선 선방에도 웃음기 사라진 국힘

독대 앞둔 한동훈, 김여사 관련 인적쇄신·대외활동 중단 요구
비대위, 비장함으로 가득…금정·강화 당선인 공약 이행 약속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이 22대 총선 참패 후 첫 선거인 10·16 재·보궐 선거에서 선방했지만 "국민들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면서 쇄신을 약속했다. 재보선 직후인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선 환호가 사라지고 되레 비장함이 가득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로 한때 수세에 몰리기도 하는 등 정부·여당에 호의적이지 않은 민심을 확인한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둔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실을 직접 겨냥했다. 한 대표는 "여러 가지 일이 참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나라를 생각해서 소중한 기회를 주신 것을 잘 안다"며 "선거 현장에서의 (국민의) 말씀은 '지금 이대로 가면 너희 다 망한다' 변화하고 쇄신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그렇게 하겠다"면서 "용기와 헌신, 정교함으로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한 대표는 김 여사를 재차 거론하면서 대통령실을 압박했다. 그는 "김 여사 관련 일로 모든 정치 이슈가 덮이는 것이 반복되면서 정부의 개혁 추진이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의혹의 단초를 제공하고 제대로 설득하지 못해서 민심이 극도로 나빠진 것이기에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시급하게 필요하고 대선 당시 약속한 대로 (김 여사는)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나아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을 드리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정치 브로커와 기회주의자들이 보수정치와 국민의힘에서 활개 치는 것을 막겠다"며 "당의 사법 절차를 통해 부끄럽거나 추한 모습이 드러나도 진상을 규명해서 당이 새로이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우리 당 후보를 선택해 주신 유권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보내주신 지지에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받들며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은 국민의 격려와 질책으로 채워나가겠다"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신의 옷자락이 무언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며 "만약 이번에도 신의 옷자락을 놓친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감하고 신속한 변화와 쇄신을 통해 기득권 구태 정치인이 아니라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릴 수 있는 정당 구조를 만들어야만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에서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이행도 약속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부산 금정구청장에 당선된 윤일현 후보가 공약한 재건축·재개발 패스트트랙 추진을 위해 지역 여건에 맞춰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완화하고 비수도권의 용적률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강화군수로 당선된 박용철 후보의 강화·계양 고속도로 조기 건설과 대남방송으로 피해를 보는 주민을 위한 방음창 설치, 소음 피해 보상 (공약) 등에 대해 정부 측과 협의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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