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헌법재판관에 'MB 징역' 정계선·광주고법 김성주 유력 검토

국힘 "이종석 헌재소장 연임"…민주 "윤 대학 동기, 중임 불가"

사진은 20일 헌법재판소 모습. 2024.9.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7일 국회 몫으로 선출된 이영진·김기영 재판관 후임으로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사법연수원 27기)과 김성주 광주고등법원 판사(사법연수원 26기)를 유력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종석 헌법재판관 소장(당시 자유한국당 추천)과 이영진(바른미래당 추천)·김기영(민주당 추천) 재판관은 17일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4~5명 중에서 두 분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달 넘게 검토 과정을 거쳐 후보군을 압축했다.

정 원장은 1995년 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98년 임관했다. 그는 서울행정법원 판사, 서울고등법원 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고 2024년 2월 5일 서울서부지방법원장에 부임했다.

특히 정 원장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 횡령 사건 1심을 맡아 징역 15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는 2010년 헌법재판소에 파견돼 2년간 헌법 연구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김 판사는 1994년 36회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1997년 광주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했다. 그는 광주고등법원 고법판사,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를 거치는 등 주로 광주 지역에서 판사 생활을 했다. 2007년 통일기획요원으로 통일부에 파견됐고 2022년에는 전남도선관위의 제33대 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이석태 전 헌법재판관도 검토했지만 결국 현직 판사를 선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오랜 관례대로 여야가 재판관 1명씩을 선출하고 나머지 한 명은 합의로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과반 의석의 민주당은 퇴임하는 3명 중 2명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관 9명 중 3인은 국회가 지명하게 되어있으나, 선출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따라서 다당제 구조의 현 국회에서는 시기별 헌재 구성마다 누가 몇 명을 추천하느냐를 두고 샅바싸움이 있었다.

국민의힘은 이종석 소장의 연임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헌법에 대법원장은 중임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대법원장도 헌법재판소장에 준해서 선출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불안하니까 자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하겠다고 중임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소장은 윤 대통령의 대학 동기다.

다만 여야가 지난달부터 이 문제를 두고 협상을 이어 나가고 있지만 쉽사리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재판관 선출을 둘러싼 난항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