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HUG 대신 갚고 못 받은 돈 '3조'…한목소리 질타
국퇴위, 대위변제액 약 3.4조…회수 5000억 원에 그쳐
"직무 해태했다 생각밖에 안들어…어떻게 보완할 건가"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부동산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세사기 등 여파로 급증한 HUG의 대위변제액과 재정건전성 등을 지적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HUG가 악성 임대인의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뒤 회수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이 수 조에 달한다며 제도적 허점을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로 인한 HUG의 대위변제액이 지난해 약 3조 4000억 원에 달한다며 "대위변제가 미회수되는 데 여러 제도적 허점과 사각지대가 있다.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HUG가 회수에 성공한 금액은 5000억 원에 그쳤다.
이 의원은 "특히 제도적 허점 관련해 대위변제 손실 중에 악성 임대인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막대하다"며 "일부 악성 임대인은 상습 채무 불이행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 상습 채무 불이행자의 경우 10년 정도 채무 불이행 이력을 HUG나 임차인이 볼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도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에게 7000억 원 이상의 보증 사고금이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HUG의 내부 규정 등에 다 명시가 돼 있고 사전적으로 필터링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HUG가 직무를 해태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HUG가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종합감사 때까지 보고를 해달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의원은 HUG의 대출심사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갔다. 그는 "신혼부부 대출, 디딤돌 버팀목 대출 경우 전체 신청 현황이 지난해 53만 건인데 그중 부적격 판정을 8만 2000건 했다. 그런데 8만 2000건 중 이의제기한 6만 2000건이 모두 적격 판정을 받았다"며 "거의 100%가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행정 낭비와 국민들의 불편이 발생하는 데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집값 통계 조작 사건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에게 "문재인 정부 때 한국부동산원이 통계 조작을 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손 원장은 "지금 감사와 재판 중인 사항이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국토정보공사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의 문제점을 질타했다.
윤 의원은 어명소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에게 "한국국토정보공사 강화지사 내 직원 2명이 측량 파일을 외부로 무단 유출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다. 8월 감사결과보고서를 보면 출입관리시스템의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는 아이디가 269개나 발견이 됐다"며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해서 정리를 하고 시스템도 보완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대해선 "최근 5년간 건설기계 관련 사고가 총 1382건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169명, 부상자는 1003명"이라며 "9월 기준으로 보면 정기검사 대상 기계 26만여 대 중 1만 3000여 대가 검사를 안 받았다. 10년 넘게 검사를 안 받은 기계가 6558대, 20년을 초과한 기계도 800대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bc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