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부실 저축은행서 나온 미술품 온라인경매로 헐값 처분

8033점 중 6806점 평가액보다 낮게 매각해 15억원 손해 발생
국내경매와 홍콩경매로는 이득…남은 50점 평가액은 25억원

예금보험공사 전경 ⓒ News1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부실저축은행 파산재단이 보유한 미술품 대부분을 온라인경매로 헐값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2012년 예보는 부산·토마토·미래·프라임 등 부실저축은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창고 등에 방치·은닉돼 있던 고가의 미술품 8112점을 발견했다.

예보는 이들 미술품을 '부실저축은행 파산재단'에 이관해 경매 전문회사 위탁을 통해 매각했고, 매각대금을 부실저축은행 피해 예금자에게 배당해 왔다 .

지난 8월말 기준 매각이 완료된 미술품 8033점 중 온라인경매로 처분된 6806점은 예보 평가액이 48억5000만원 규모였지만, 최종적으로는 33억5000만원에 매각해 15억의 손해가 발생했다.

반면 국내경매로 처분된 1184점은 예보 평가액이 65억8000만원 규모였으나, 실제로는 114억원에 매각해 48억2000만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홍콩경매로 처분된 43점도 예보 평가액이 68억6000만원 규모였지만, 최종 92억4000만원에 매각해 23억7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매각 후 남은 미술품 50점은 예보가 여전히 판매 중이며, 해당 미술품들의 평가액은 약 25억원이다.

한편, 전체 미술품 8112점에 대해 저축은행들이 장부에 기재했던 장부가액은 총 975억원 규모였는데, 이는 예보 평가액 208억원 대비 767억원이나 부풀린 가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위작으로 확인된 29점의 경우 저축은행 장부가액이 67억 규모였지만, 예보는 위작임을 확인한 후 2023년 12월에서 올해 5월 사이에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예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 종료 시점인 오는 2026년말까지 부실저축은행 파산재단이 보유한 미술품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헌승 의원은 "2012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여파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부실저축은행 미술품 매각대금은 피해 예금자 배당 재원이므로 시간에 쫓겨 헐값에 처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