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김여사 라인 없다"…친한계 "이젠 공론화 단계"

용산 해명에 "이게 팩트, 여사 라인 폐해 현명하게 처리하길"
"언제 터져도 터질 문제…비선 정치 방치하면 당정 공멸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8.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가 연일 '김건희 라인'의 정리를 촉구하며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해법을 마련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고 결국 비선의 국정 개입을 방치하면 '당정 공멸'로 이어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계는 전날 김건희 라인의 존재 여부를 부정한 대통령실의 해명을 재반박했다.

친한계 핵심 신지호 국민의힘은 전략기회부총장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대통령실이 김 여사 라인을 전면 부정한 데 대해 "이른바 여사 라인의 폐해가 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게 정진석 비서실장이라고 보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저는 현명하게 처리해 나갈 거라고 본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 역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에 "그 이전에 벌어졌던 그런 일들을 회상해 본다면 과연 합리적인 설명이 될지는 저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한 대표가 처음 김건희 여사의 비선 라인 문제를 수면위로 띄운 것은 지난 12일로 당시엔 대통령실 내 인적 쇄신을 강조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친한계는 김 여사 라인의 존재를 부각하고 구체화하는 등 공세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이에 전날 한 대표 역시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런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며 입장을 보다 분명히 했다.

친한계의 압박 강도가 높아지자 여권 내부에선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던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한 대표가 대회 테이블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이나 인적 쇄신 문제를 올려놓으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김건희 라인을 공식적으로 부정한 상황에서 이를 안건으로 다루는 것도 불편할뿐더러 행여나 이를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친한계가 이참에 김 여사 문제를 완전히 털고 가자는 분위기로 윤 대통령에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지율이 다시 최저까지 내려온 대통령으로선 해법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가 이처럼 김 여사 문제에서 한 치 양보도 없는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비선 정치의 해악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이를 방치하면 당정 공멸로 이끌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문제들이 비선 라인의 개입으로 쉽사리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이를 넘어 그들의 조언이 국정 전반에 잘못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선 라인이 자신의 이권을 국정에 개입시켰다는 정황이 드러날 경우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

김 여사 비선 라인 의혹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한동훈 대표이지만 이미 정치권에선 비선 라인의 존재 여부가 상당 부분 알려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언제 터져도 터질 문제였다'는 게 친한계의 판단이다.

신지호 부총장은 이번 김 여사 라인에 대한 비판을 두고 "김 여사 문제는 이제 공론화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단계에 왔다"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해결해야 할,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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