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털리면 리더십 흔들…'한동훈 부산·이재명 영광' 승리에 사활
재보선 사전투표 돌입…'김건희 리스크·진보당 약진' 주목
국힘 "강서 악몽 재연될라"…민주 "총선 기세 이어가야"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여야가 10·16 재보궐선거에서 각자의 안방인 부산 금정과 전남 영광·곡성을 뺏길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텃밭이 흔들리면 당대표의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 금정, 인천 강화, 전남 영광·곡성의 기초단체장 등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이날부터 시작됐다. 사전투표는 12일까지 진행된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부산 금정에선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의외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피릿·에브리뉴스가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에브리리서치가 지역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지난 6~7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45.8%,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42.3%를 기록했다.
부산 금정은 김진재·김세연 전 의원 부자(父子)가 도합 7선을 했고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곤 국민의힘이 뺏겨본 적 없는 여당 텃밭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김경지 후보로 야권 단일화를 이뤄내면서 수성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최근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등 논란 확산으로 정권 심판론이 부상하며 금정구청장 선거를 낙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여당은 최근 명태균 씨와 관련된 김 여사 리스크가 선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악영향을 의식해 지원 유세 등 선거 전략에서도 대통령실발 악재와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는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읽힌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원 유세에서도 '이번 선거는 금정 일꾼을 뽑는 선거지,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는 아니지 않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도 단일화지만 명태균 씨와 관련해 연일 터지고 있는 김 여사 리스크가 아무래도 영향이 큰 것 같다"며 "금정은 부산 안에서도 보수 진영이 특히 강세였던 곳인데, 여기서마저 진다면 한 대표뿐만 아니라 당 전체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방인 호남 사정도 비슷하다. 전남 영광 군수 선거에선 진보당 후보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후보를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남도일보 의뢰로 지난 7~8일 영광군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광군수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석하 진보당 후보는 35.0%,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33.4%,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는 27.4%로 나타났다.
진보당은 최근 수 개월간 주민들의 농사일을 돕는 등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민들 민심 잡기에 주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영광의 진보당 지지세가 상승세를 타면서 민주당 역시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각각 부산 금정, 전남 영광에서 패배해선 안 된다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여당이 이번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난해 김기현 지도부 사퇴를 초래했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가 재연되는 꼴이다. 게다가 부산 금정은 서울 강서와 달리 보수 텃밭인 만큼, 취임 3개월 차인 한 대표의 리더십이 입을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한동훈 대표가 지난 4월 비대위원장으로서 이끈 총선이 패배하면서 제기됐던 '한동훈 책임론'이 다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 친한계와 신경전을 불이고 있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책임론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한 대표가 원외 당대표로서 당 장악력이 부족하단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돼 온 만큼, 보궐선거 패배가 '한동훈 흔들기'의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또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공판이 한 달 뒤 예정된 가운데, 리더십 타격을 틀어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총선 승리 후 이재명 일극 체제를 통해 이어가던 기세가 꺾여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양당 대표는 텃밭 수성을 위한 선거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한 달 새 4번 금정을 찾은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퇴행이 아닌 발전, 분열이 아닌 통합, 공멸이 아닌 공생을 실현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도 지난 3일에 이어 9~10일 1박2일 일정으로 영광·곡성을 찾았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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