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읽기]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기대와 우려 그리고 미래

 이승환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이승환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AI에 의한 학습 진단과 분석, 개인별 학습 수준과 속도를 반영한 맞춤형 학습 등 기존 교육의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공교육에서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이 선도적으로 제공된다면 사교육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교육격차도 해소된다는 기대도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AI 디지털교과서가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여러 부작용이 존재하는 디지털 기기를 수업에 사용하는 것을 축소 혹은 유보하고 종이 교과서와 글쓰기, 읽기 등의 아날로그적 교육방식을 재도입 확대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쟁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교육에 적용될 AI에 대한 인식의 합의가 요구된다. AI는 인간의 능력을 컴퓨터나 기계가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로 표현되나 세부적으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 생성형 AI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과거부터 존재하던 머신러닝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는 성능과 적용 방식에 있어 현저한 차이가 존재한다. 현재 AI 디지털교과서를 둘러싼 교육 주체들과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AI 디지털교과서에 적용되는 AI에 대해 혼재된 개념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어떠한 범주에 있는지 함께 인식하고 논의를 전개 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동일하게 AI로 표현하더라도 세부 분류된 AI가 적용되는 방식과 파급효과에는 큰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둘째, AI 기술 진화 속도를 동태적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 AI는 긴 시간 축적되어 온 기술로 다양한 AI 요소기술이 인간의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이며 진화하고 있다. 2010년, 2015년 그리고 현재의 AI는 완전히 다른 수준에 있으며 이는 AI 기반 교육사례, 효과를 분석할 때도 동태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과거 특정 시점의 AI 교육사례가 현재 일반화되기 어려울 만큼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024년 7월에는, 구글의 딥마인드(Deepmind)가 발표한 수학 AI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은메달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AI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의 메달권에 해당하는 성능을 보인 건 처음이다.

셋째, AI 적용 방식에 대한 다양성, 학습효과 측정이 고려해야 한다. 학습자는 기억, 이해의 수준부터 분석과 창의의 영역까지 다양한 과정을 통해 학습한다. AI의 적용은 목표 분류, 구현 대상과 과목, 효과, 투입비용과 생산성 등에 따라 머신러닝 방식부터 생성형 AI까지 다양한 조합으로 설계될 수 있다. 지난 1년간 미국의 22개 주 교육부가 K12 학교를 위한 AI 지침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교육의 AI 활용에 얼마나 많은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미국 22개 주의 교육부는 윤리적인 활용, 개인정보보호 등 AI 교육에 대한 일반원칙에 대해서는 공통된 견해를 보였으나, 실제 적용 관련해서는 차이점이 존재했으며 이는 교육의 AI 적용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일례로 노스캐롤라이나주 공립학교는 PK~5(유치원~5학년)에서는 AI에 대해 배우는 단계로 챗봇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에서는 AI를 잘못 활용하면 오히려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되었다. 학생들이 AI의 결과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지나치게 AI 의존하면 오히려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교육은 AI가 전혀 개입되지 않은 형태부터 AI에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형태까지 다양한 유형으로 구성되고 통합될 수 있으며 적용 과목과 대상 등 다양한 유형을 고려하여 학습효과가 측정되고 이에 기반한 체계적인 도입이 필요하다.

넷째,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융합된 디지로그(Digilog) 관점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디지로그란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이다. 실제 AI 교육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AI가 제시하는 문제를 풀고 수준을 높여가는 협소한 개념을 넘어 프롬프트 기반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오프라인과 융합하도록 구성이 가능하다. 학생들에게 AI에 도움받은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구분하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토론이나 발표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를 운영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기대와 우려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고 있는바 민·관·학·연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행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반영하며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AI를 활용한 교육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혁명의 가속화로 2004년 이러닝 산업 발전 및 이러닝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것처럼, AI 혁명 시대에 미래 교육을 위한 AI 교육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교육 분야의 AI 도입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관점에서 중대한 사안이며 관련 법에서 중장기 계획 수립, 법적 근거, 학습효과 측정, 재원 관리, 격차 해소, 입시와의 연계, 개인정보보호, 학습데이터 관리, 협의체 구성과 운영 등 다양한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개선 이슈를 도출해 가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유네스코의 언급대로 우리는 AI와 교육의 상호작용이 만들어갈 미래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으며, 숙의의 과정을 통해 미래 교육을 혁신해 나갈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승환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미래읽기 칼럼의 내용은 국회미래연구원 원고로 작성됐으며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