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발언 세졌다…'尹 역린' 김건희 리스크 정면돌파 시사

친한계 20명 회동 이어 원외 당협위원장 90명 오찬
비공개 토론서 "민심 따를 것"…차별화 독자행보 의지 표명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4 전국 원외당협위원장 연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2024.10.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불기소 결정 이후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과 김대남 공격 사주 의혹이 폭로되고 있다. 한 대표의 최근 강경 발언은 여권의 수세국면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속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원외 당협위원장 90여명과 오찬을 함께한 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원외 위원장 연수에도 참석했다. 원내에 비해 우군으로 분류되는 원외 위원장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읽힌다.

지난 6일에는 친한계 의원 20여명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를 지원했던 의원뿐만 아니라 계파색이 모호했던 일부 의원들까지 만찬에 참석했다.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현역 의원 20명은 상징적인 숫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잇따른 한 대표의 세력화 행보는 당정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로도 풀이된다. 한 대표는 최근 의정 갈등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윤한갈등'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기에 독대 요청 등이 알려진 것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의 거센 비판에도 직면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친한계의 실체가 모호하고 한 대표의 실적이 없다는 등의 폄하 발언도 지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당내 세력 규합을 통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비공개 자유토론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해 "민심에 따라 행동하겠다"며 '선택해야 할 때가 오면 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다시 발의할 경우 친한계는 충분히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4일 부결된 김건희 특검법 국회 재표결에서 최대 4표의 여권 이탈표가 나왔는데 추가로 4표만 더 나오면 특검법은 통과된다.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에서 한 대표는 "내가 열심히 앞장서서 하겠다"며 "물러나지 않겠다. 믿고 따라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자신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이 제기된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선 "우리 당은 '서울의소리' 같은 극단적 악의적 세력과 같이 야합해서 당의 소속원을 공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정당"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 의지를 천명했다.

당내에선 "개인적 일탈 문제를 더 키우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지적하고 대통령실이 김대남 전 행정관과의 공격 사주 의혹과의 관계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 불편한 기류가 읽히지만 한 대표는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용산과의 관계에서 다소 수세에 몰려있던 상황을 반전시켰다"며 "용산발 리스크에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목소리 내며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면 대통령실의 위기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