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양평고속도·관저공사…국토위, 김 여사 의혹 '격돌'(종합)

야 "보상 노리고 종점 변경 아니냐"…여 "이젠 보상이냐"
장관 차, 당근 매물 등록 논란…여 "사기 범죄" 반발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세종=뉴스1) 박기현 김동규 조용훈 황보준엽 기자 = 여야는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대통령실 불법 증축 의혹을 집중 추궁한 반면, 여당은 이들 의혹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면서 방어에 주력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야 "한 줌도 해결되지 않은 양평고속도 의혹"…여 "다 거짓말"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국토부가 얘기해 주지 않은 것은 바로 고속도로 종점이 한 번 변경된 것이 아니라 두 번 변경됐다는 점"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대안이 정확하게 대통령 처가 소유의 산비탈 땅과 겹치게 돼 있다"며 "갑자기 IC에 직접 붙이는 안이 폐기되고 대통령 처가 땅에 마치 자를 대고 이은 것처럼 정확히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이 "이렇게 되면 대통령 처가는 토지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와 처남이 흑염소 건강원을 하는 것도 아닌데 여기서 흑염소랑 칠면조를 왜 키우고 있었겠냐. 보상받을 토지에 가축을 키우고 있으면 추가 보상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고속도로에 일부 땅이 지형으로 봐서는 교각이라든지 절토해야 할 터인데, 그 보상금 조금 받는 것이 크게 무슨 도움이 될까 한다"고 반박했다.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해서 국민적 의혹은 한 줌도 해결된 것이 없다"며 "2년 반 정도 윤석열 정권의 임기가 남았는데 국민의힘이 재집권하든, 민주당이 집권하든 이 문제는 차기 정권에서는 밝히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며 국토부가 스스로 감사를 통해 밝히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한 공세를 방어하는 데 집중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소영 의원의 질의와 관련해 "(민주당은) 대통령 처가 땅으로 가는 이유는 그것을 개발해서 뭔가 이득을 볼 것 아니냐, 아니면 지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늘상 말해왔다"며 "근데 오늘은 갑자기 '그게 아니더라'며 이제는 보상 문제를 들고 나온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은 "다 거짓이다. 양평 고속도로는 예타 선정이 2019년에 됐고 2021년에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예타안이 통과됐다"며 "일일이 거명하지 않겠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그러면 김건희 여사 일가, 윤석열 대통령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해서 과업을 지시했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야 "관저 불법 증축 모든 정황, 김 여사 향해"…여 "책임은 업체에"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도 이어졌다. 국토부 관련 법 위반 의혹이 있기 때문에 국토부가 책임지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국내 전문건설업체가 8만 개가 된다는 점을 들어 "한 업체가 대통령 관저 공사를 수주할 확률은 8만분의 1"이라며 "국토부가 관리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건축법 25개 법 조항 위반 중에 10개가 국토부가 관리하는 법을 위반했다. 이 정도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같은 당 염태영 의원도 국토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염 의원은 "건산법이라든지, 국가계약법상 공사 계약 절차 위반인 경우에 국토부는 나 몰라라 해도 되는 거냐"라며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연희 의원도 "관저 불법 공사의 시작과 끝인 공사 총괄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을 누가 추천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21그램과 친분이 있고 인수위 시절 21그램을 추천할 만한 사람, 그리고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을 요구하고 이용할 사람, 공적인 자리에서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사람, 이 모든 정황은 한 사람을 지목하고 있다"며 김 여사를 겨냥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실내 인테리어만 하면 된다고 판단해서 실내건축공사업 면허를 가지고 있던 주식회사 21그램을 시공업체로 선정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뤄진 불법 하도급의 책임은 원담종합건설이 지든, 21그램이 지든 업체들이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기다리며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장관 차 당근마켓 등록한 윤종군…여 "불법 행위" 반발에 정회하기도

국토위 국정감사에서는 때아닌 '장관 차량 당근 마켓 등록' 논란으로 잠시 정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발단은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장관 차량이) 당근마켓에 지금 5000만 원에 올라와 있다. 올린 적 있으시냐"며 "제가 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박 장관은 "저한테는 양해받고 하신 거냐"라며 "플랫폼에 권한 없는 사람이 허위 정보를 올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반발했다. 여당 간사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윤 의원님께서 질의하시면서 당근마켓에 국토부 장관 차를 직접 올렸다고 얘기했는데, 이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며 "본인 동의도 없이 어떻게 문서 위조에 해당하는 사항인데 아무리 국정감사장이라 하더라도 (지나쳤다)"고 거들었다.

윤 의원이 박 장관 차량 사진을 직접 사용한 게 아니라 인터넷에 떠도는 차량의 사진에 불과하고, 차량 번호는 의원실이 공식적으로 자료 요청해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토위 국감은 첫날부터 10여분 간 정회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 국토위는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김태영 21그램 대표와 황윤보 원담종합건설 대표 등 관저 증축 관련 증인에 대해 오는 24일 국회에서 열리는 종합감사 증인으로 재차 채택하고, 불출석 시 동행명령과 고발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