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원내-원외 종횡무진 광폭 스킨십…본격 세력화 시동

친한계 만찬서 "물러나지 않고 앞장서겠다" 각오
친윤계 "계파모임 대단히 부적절" 불쾌감 속 긴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박소은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친한계 의원 20여명과 만찬한 데 이어 원외 당협위원장 140여명과 오찬으로 스킨십 확대에 나섰다.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세력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동훈 "물러나지 않고 앞장서겠다"…친한계 "용비어천가 안 불러"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전날(6일) 친한계 의원들에게 "물러나지 않고 앞장서겠다"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참석자들은 송석준·김예지·김형동·박정하·배현진·장동혁·고동진·김상욱·김소희·박정훈·유용원·주진우·정성국·진종오·한지아 의원 등이다. 김종혁 최고위원과 계파색이 옅은 조경태·김재섭 의원도 참석했다.

만찬 회동에 참석한 한 친한계 의원은 "정치 현안이나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뒷걸음치지 않고 나아가겠다, 소극적으로 하진 않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언은 본격적인 당내 세력화에 나서겠단 한 대표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외 당대표로서 리더십에 한계가 있고 당내 세력 기반이 튼튼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 대표가 친윤 등 당내 견제 세력에 자신의 세를 과시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같은 날 오전 5박 6일 순방 일정을 떠난 윤석열 대통령 환송에도 불참했다.

만찬 자리에선 야권의 총공세가 예고된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한계 의원은 "(김 여사가) 사과해도 이미 늦었다는 얘기도 나왔다"며 "우리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이보다 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발언도 공감을 샀다"고 전했다.

아울러 친한계 의원들이 한 대표에게 "우리는 용비어천가는 부르지 않겠다"고 말하자 한 대표가 이에 화답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접견, 한 총리의 여야의정 협의체 등 의료 문제 관련 발언을 듣고 있다. 2024.10.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 대표는 이날 낮에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원외 당협위원장 90여명과 오찬을 가졌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연수에 참석했고, 오찬도 연수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오찬에선 한 대표가 앉은 헤드테이블에 시도당위원장들이 배석했다. 이외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따로 배치된 테이블에 앉았고 별도의 모두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헤드테이블에서 자신의 당대표 출마 공약이였던 '지구당 부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뉴스1에 "지구당 부활에 적극적으로 힘써달라는 얘기도 나눴다. 먼저 한 대표가 지구당 부활과 관련된 얘기를 꺼냈다"며 "한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협상했던 얘기도 해주셨는데, 그쪽도 이게 관심사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원외 당협위원장에 '지구당 부활' 당근…친윤계 "노골적 계파모임 부적절"

이날 오찬 자리에선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이 한 대표를 향해 당정갈등에 대한 우려도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참석자는 "시민들이 '당정 갈등이 너무 심하다' '당정 갈등을 자제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는 이야기가 헤드테이블에서 나왔다"며 "한 대표의 길을 가시라 얘기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참석자는 "독대, (당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 참석 여부, 당대표 패싱 등을 두고 한 대표 측근 인사들이 방송에 나가서 자꾸 용산을 자극하지 말아 달라는 말도 있었다"며 "처음 약속한 국민의힘 혁신에 신경을 써달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연일 대규모 식사 회동에 나선 것을 두고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서 "당대표가 되는 데 도움을 준 의원들을 불러서 식사하는 건 왕왕 있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노골적으로 광고하면서 식사 모임을 가진 건 본 적은 없다"며 "친한계 의원끼리 만찬을 했다는 보도 등은 자칫 당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동단결을 해도 부족한 지금 이런 계파모임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뉴스1에 "한 대표가 친한계 의원들만 모아서 밥을 먹을 때가 아니라 의원들을 모두 포용하고 함께 가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