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원내-원외 종횡무진 광폭 스킨십…본격 세력화 시동
친한계 만찬서 "물러나지 않고 앞장서겠다" 각오
친윤계 "계파모임 대단히 부적절" 불쾌감 속 긴장
- 신윤하 기자, 박소은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박소은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친한계 의원 20여명과 만찬한 데 이어 원외 당협위원장 140여명과 오찬으로 스킨십 확대에 나섰다.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세력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전날(6일) 친한계 의원들에게 "물러나지 않고 앞장서겠다"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참석자들은 송석준·김예지·김형동·박정하·배현진·장동혁·고동진·김상욱·김소희·박정훈·유용원·주진우·정성국·진종오·한지아 의원 등이다. 김종혁 최고위원과 계파색이 옅은 조경태·김재섭 의원도 참석했다.
만찬 회동에 참석한 한 친한계 의원은 "정치 현안이나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뒷걸음치지 않고 나아가겠다, 소극적으로 하진 않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언은 본격적인 당내 세력화에 나서겠단 한 대표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외 당대표로서 리더십에 한계가 있고 당내 세력 기반이 튼튼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 대표가 친윤 등 당내 견제 세력에 자신의 세를 과시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같은 날 오전 5박 6일 순방 일정을 떠난 윤석열 대통령 환송에도 불참했다.
만찬 자리에선 야권의 총공세가 예고된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한계 의원은 "(김 여사가) 사과해도 이미 늦었다는 얘기도 나왔다"며 "우리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이보다 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발언도 공감을 샀다"고 전했다.
아울러 친한계 의원들이 한 대표에게 "우리는 용비어천가는 부르지 않겠다"고 말하자 한 대표가 이에 화답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날 낮에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원외 당협위원장 90여명과 오찬을 가졌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연수에 참석했고, 오찬도 연수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오찬에선 한 대표가 앉은 헤드테이블에 시도당위원장들이 배석했다. 이외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따로 배치된 테이블에 앉았고 별도의 모두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헤드테이블에서 자신의 당대표 출마 공약이였던 '지구당 부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뉴스1에 "지구당 부활에 적극적으로 힘써달라는 얘기도 나눴다. 먼저 한 대표가 지구당 부활과 관련된 얘기를 꺼냈다"며 "한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협상했던 얘기도 해주셨는데, 그쪽도 이게 관심사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자리에선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이 한 대표를 향해 당정갈등에 대한 우려도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참석자는 "시민들이 '당정 갈등이 너무 심하다' '당정 갈등을 자제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는 이야기가 헤드테이블에서 나왔다"며 "한 대표의 길을 가시라 얘기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참석자는 "독대, (당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 참석 여부, 당대표 패싱 등을 두고 한 대표 측근 인사들이 방송에 나가서 자꾸 용산을 자극하지 말아 달라는 말도 있었다"며 "처음 약속한 국민의힘 혁신에 신경을 써달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연일 대규모 식사 회동에 나선 것을 두고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서 "당대표가 되는 데 도움을 준 의원들을 불러서 식사하는 건 왕왕 있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노골적으로 광고하면서 식사 모임을 가진 건 본 적은 없다"며 "친한계 의원끼리 만찬을 했다는 보도 등은 자칫 당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동단결을 해도 부족한 지금 이런 계파모임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뉴스1에 "한 대표가 친한계 의원들만 모아서 밥을 먹을 때가 아니라 의원들을 모두 포용하고 함께 가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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