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표결 어찌될런지"…與 '김건희 특검법' 고비 넘기고도 침울

필리버스터 포기 이어 이탈표 4명…싸늘한 당내 분위기
"언제까지 말도 못하고 끌려다니나…김 여사 사과해야"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관계자가 김건희·채해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안 재표결 투표결과지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 앞서 살펴보고 있다. 이날 김건희·채해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안은 모두 부결됐다.2024.10.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조현기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이 '김건희 특검법'을 방어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당내 소수 이탈표 역시 확인돼 마냥 안심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당론을 모았음에도 끝내 등 돌린 당내 비토 기류가 확인되면서 이를 의식한 수습책에 골몰하는 분위기이다.

4일 여야는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을 상정했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특검법은 재석의원 300명 가운데 찬성 194명, 반대 104명, 기권 1명, 무효 1명으로 정족수를 넘기지 못하고 부결됐다.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지진 않았어도 기권표는 사실상 당론에 불복한 셈이고, 착각이나 투표 실수 등 특별한 사유가 아닌 한 무효 표 역시 당론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단일대오'를 주장해 온 여권 내에서 이탈표가 최대 4명가량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게 특검 내용을 모두 일임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김건희 여사에 대한 당내 부정적인 여론을 방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부결'을 당론으로 추진해 온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결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108표에 대해 공개 의사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었다"며 "오늘 표결은 총의를 바탕으로 재의요구에 부결을 시켰다는 의미가 있다. 단일대오가 확고히 유지되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본회의 의결 전에도 일부 의원들 사이에 이탈표를 던지면서 강경한 입장을 내비쳐야 한다는 의견과, 당론에는 동의하되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돌출되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본회의 표결 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국민들께서는 정치인들에게 법만 지키면 되는 게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인 것을 요구하지 않나"라며 "비록 검찰에서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고 기소하지 않더라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하시면 그건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도 4명 모두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얘기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오는 7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수성에는 성공했지만, 향후 추가되는 논란 관련 여론을 청취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스1에 "옛날 (김 여사와 관계인들의) 녹취록이 하나씩 나온다. 국민들에게는 시점이 중요치 않다"며 "사실 여하를 막론하고 언제까지 말도 못 하고 끌려다닐 거냐는 불만도 간간히 나온다"고 했다.

실제 지난달 19일 처음 김건희 특별법을 부결할 당시 국민의힘은 당내 이견에 부딪혀 필리버스터 대응 카드를 내려놓기도 했다. 김 여사 의혹을 비호하는 게 여론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과,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면 야권 측에서 온갖 의혹을 꺼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이외에도 지난 2일 정성국 의원은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이번까지는 단일대오가 그렇게까지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친한 이런 걸 다 떠나서 그 다음부터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용태 의원 또한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 여론이라든지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께서 정치적으로 입장을 표명한다든지, (김 여사 사안을) 끊고 가줄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여당 내부에서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우려를 비치기도 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