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법 다시 국회로…'이탈표 단속' 윤·한 균열 노리는 야당

빈손만찬·계파갈등 살얼음판…국힘 재표결 촉각
'김 여사' 부결 시나리오 가동…국감·재발의 수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상정에 반대하며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석이 비어 있다. 2024.9.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긴장감이 감돈다.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를 걷는 배경에 김 여사 리스크가 연일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야당은 연말까지 김 여사 특검 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민의힘 이탈표 압박에 나섰다.

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쌍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당 내홍이 지속되자 8명의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달 24일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빈손만찬 이후 친한동훈 대 친윤석열계의 계파갈등이 최대 악재로 떠올랐다. 정권 출범 이후 당정 지지율이 동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치자 내부 동요도 적지 않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4주 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전주 대비 4.5%p 하락한 25.8%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29.9%로 집계돼 이번 정부 들어 처음으로 2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검찰 수사도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20일 검찰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반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하며 상반된 결과를 내자 김 여사 특검법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상정했다. 법안들은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시한은 10월 4일까지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안에 재가하면 법안은 국회로 되돌아가 재표결 절차를 거친다.

재표결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가결된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수 192석에서 국민의힘 내 8표 이상의 이탈 표가 나오면 법안이 통과되는 셈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법안은 곧바로 폐기된다.

이번 쌍특검법도 재표결 후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탈표 규모에 따라 윤 대통령 국정 장악력과 여당 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서 이탈표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은 정치인이 늘 해야 할 과제지만 무리하게 위헌적 요소를 담은 특검법안에 대해선 이탈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께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흔들기에 나서면서도 부결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도 가동할 방침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행사 가능 시한인 10월 4일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비해 토요일인 5일에라도 본회의를 강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재표결에서도 법안이 부결될 경우 민주당은 10월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김 여사 의혹을 토대로 오는 11월에 특검법을 재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탈표 예측은 어렵지만 국민적 압박은 세질 것"이라며 "그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드시 균열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양심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민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