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법 다시 국회로…'이탈표 단속' 윤·한 균열 노리는 야당
빈손만찬·계파갈등 살얼음판…국힘 재표결 촉각
'김 여사' 부결 시나리오 가동…국감·재발의 수순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긴장감이 감돈다.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를 걷는 배경에 김 여사 리스크가 연일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야당은 연말까지 김 여사 특검 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민의힘 이탈표 압박에 나섰다.
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쌍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당 내홍이 지속되자 8명의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달 24일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빈손만찬 이후 친한동훈 대 친윤석열계의 계파갈등이 최대 악재로 떠올랐다. 정권 출범 이후 당정 지지율이 동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치자 내부 동요도 적지 않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4주 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전주 대비 4.5%p 하락한 25.8%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29.9%로 집계돼 이번 정부 들어 처음으로 2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검찰 수사도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20일 검찰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반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하며 상반된 결과를 내자 김 여사 특검법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상정했다. 법안들은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시한은 10월 4일까지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안에 재가하면 법안은 국회로 되돌아가 재표결 절차를 거친다.
재표결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가결된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수 192석에서 국민의힘 내 8표 이상의 이탈 표가 나오면 법안이 통과되는 셈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법안은 곧바로 폐기된다.
이번 쌍특검법도 재표결 후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탈표 규모에 따라 윤 대통령 국정 장악력과 여당 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서 이탈표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은 정치인이 늘 해야 할 과제지만 무리하게 위헌적 요소를 담은 특검법안에 대해선 이탈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께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흔들기에 나서면서도 부결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도 가동할 방침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행사 가능 시한인 10월 4일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비해 토요일인 5일에라도 본회의를 강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재표결에서도 법안이 부결될 경우 민주당은 10월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김 여사 의혹을 토대로 오는 11월에 특검법을 재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탈표 예측은 어렵지만 국민적 압박은 세질 것"이라며 "그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드시 균열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양심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민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b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