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에 대마 성분 제품"…온라인 플랫폼 관리 사각

네이버, 식품·의약품 불법유통 건수 3년 연속 1위
트위터선 '아이스', '작대기' 등 마약 판매도 횡행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 불법유통을 적발한 사례 (한지아 의원실 제공)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1.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 쇼핑 탭에서 CBD(대마성분) 포함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CBD는 대마초에서 나오는 물질 중 하나로 진정 효과, 통증 감소, 피부미용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일부 판매자들은 '미국 정품' ,'주문확인 후 제작하는 상품'이라는 광고 문구를 명시하고 필터링 없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2. '아이스', '작대기', '시원한 술' 등의 은어와 함께 필로폰, 히로뽕 등으로 불리는 마약 판매 글이 X(구 트위터)에 올라왔다. 거래를 문의할 텔레그램 주소가 적시돼 있었고,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오피스텔 배관 사이나 손잡이 틈새에 '드랍'(마약을 배송했다는 은어)했다는 글도 올려뒀다. 판매자로부터 입금받은 명세도 첨부했다.

대마 젤리, 마약 던지기, 물뽕 성폭행 등 국내 마약 관련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손쉽게 불법 유통 마약류를 구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이 네이버·쿠팡 등 국내 오픈마켓에 대한 단속을 이어가고 있지만 불법유통 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적발한 마약 판매 사례 (한지아 의원실 제공)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8445건이었던 마약류 온라인 불법유통 적발 건수는 2023년 1만 1239건으로 1년 만에 33.1%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적발된 마약류 온라인 불법유통 건수는 2만9424건으로 이미 지난해 대비 3배에 달한다.

특히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네이버 쇼핑·쿠팡은 오픈마켓에서 불법유통되는 식품·의약품 적발 건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식약처에서 사이버조사팀을 구성해 온라인 식·의약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는데도 플랫폼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네이버 쇼핑에서 불법유통으로 적발된 식품·의약품 건수는 2022년 5214건, 2023년 5172건을 기록했다. 올해 7월까지 집계된 건수 또한 2417건으로 모든 오픈 마켓(플랫폼)에서 적발 건수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쇼핑 서비스뿐 아니라 블로그·카페 등에서도 불법 식품·의약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네이버 블로그·카페·포스트에서 적발된 불법 식품·의약품은 7695건, 2023년 4961건, 2024년 7월까지 2991건이다.

블로그·카페·포스트에서 유통되는 건수는 줄고 있지만, 네이버 쇼핑 서비스와 합치면 1년에 1만 건이 넘는 불법 식품·의약품이 네이버 포털에서 유통되고 있는 셈이다.

쿠팡도 2022년 2185건, 2023년 2458건이 적발됐다. 올해 7월까지 2151건을 기록해 전년 적발 건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약사법 제61조의 2(의약품 불법판매의 알선·광고 금지 등)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의약품이 판매되는 행위를 발견한 즉시 식약처장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마약 던지기'가 주로 발생했던 X 또한 최근 다시 불법 의약품 판매가 폭등하는 상태다. 2022년 X 내 불법 식품·의약품 적발 건수는 50건에서 2023년 24건으로 줄었지만, 올해 7월 다시 117건으로 약 5배 늘었다.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공구(공동구매) 제품을 판매하는 인스타그램에서도 2022년 적발 건수는 302건, 2023년 1411건, 2024년 7월까지 478건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SNS와 오픈마켓, 플랫폼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광고되는 제품 판매 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불법 유통과 광고를 근절하기 위해 신속한 차단을 위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