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대표회담 후 3주…'쇼타임' 끝났나[기자의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News1 이광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 공동 발표문을 낸 지 약 3주가 흘렀다. 여야 모두 '민생'을 외쳤기에 가까스로 합의한 전세사기특별법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모처럼 훈풍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러움의 연속이었다.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법을 포함한 일부만 합의했을 뿐, 양당이 첫 번째로 내세운 민생 공통 공약 추진은 실무 협의 자체가 미뤄졌다.

협상 연기 배경도 정쟁이었다. 민주당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역사랑상품권법(지역화폐법)을 단독 처리하자, 반발한 국민의힘이 취소했다. 민주당은 빌미를 줬고, 국민의힘은 기회를 걷어찬 거나 다름없다.

가장 시급한 의료 대란 대책도 마찬가지다. 양당 대표는 국회 차원의 해법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역시 공허하게 흩어졌다.

오히려 여야 대치 전선은 가팔라지고 있다. 야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지역화폐법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데, 민주당은 벌써부터 재표결을 벼르고 있다.

여기에 26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예측되는 방송4법, 노란봉투법, 25만 원 지원법도 있다. 여당 내 이견이 적어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낮은데도 민주당은 대대적인 여론전으로 압박하고 있다.

결국 양당 대표 회담 정신은 무색해지고, 정치 싸움만 되풀이되기 시작했다. 입법 강행→대통령 거부권 행사→재표결→법안 폐기를 반복하는 사이 여야는 또 멀어지고 민생은 더 사라지게 된다. 당대표 회담이 추석을 앞둔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었음을 여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