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윤-한 독대' 빠진 공식 만찬…성과 없는 '빈손 만찬' 우려

대통령실, 독대 요청 사실상 거부…韓 '조속한 독대' 재차 요청
의정갈등·김 여사 문제 쌓였는데…"공식 만찬서 어떻게 꺼내나"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출국하기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4.9.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24일 만찬 회동을 가진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제안을 거절하면서, 이날 만찬이 의정갈등 등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빈손 만찬'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24일 당 지도부와 만찬 회동에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 여부에 대해 "별도의 협의 사안"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거부 의사를 전한 것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의 입장 발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또다시 요청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2025년 의대 정원 재조정'과 관련한 설득에 나서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위해선 2025년 의대 정원 재조정도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2025년 정원을 수정하기엔 현실적으로 늦었다고 보고 있다.

지도부가 대거 참석하는 공개 만찬에서 당정의 의견이 엇갈리는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윤 대통령이 체코 원전 성과를 강조할 자리인데, 2025년 의대 증원 유예 같은 예민한 사안을 꺼낼 수 있겠냐"고 말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불기소 의견 결정 이후 공개 행보를 이어가면서 논란이 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의도 어렵게 됐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 사안을 공개 만찬에서 한 대표가 꺼내는 건 어려울 것"이라며 "싸우자는 이야기밖에 더 되냐"고 했다.

이날 만찬으로 '당정 화합'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던 여권 내 분위기도 사그라들고 있다. 오히려 만찬 전부터 한 대표의 독대 요청과 윤 대통령의 거절 과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윤·한 갈등'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친윤계와 대통령실에선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단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 대한 불쾌감도 감지된다. 윤 대통령이 체코 순방에서 돌아오기도 전에 독대 제안을 하면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다만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전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일부 보도에서 한동훈 지도부가 독대 요청을 사전 노출한 것이 독대 불발의 원인이라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하고 있다"며 "한동훈 지도부는 독대 요청을 의도적으로 사전 노출한 바 없었음을 재차 확인해 드린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주요 당직자,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안보실장, 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