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10·16 재보궐 총력전…거리두는 한동훈, 왜

윤·국힘 지지율 최저 속 '강서 보궐선거' 되풀이 우려
여당 우세 부산 금정·인천 강화 패배시 치명상 불가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16 재보궐선거 후보자 추천장 수여식에서 후보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원내대표,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후보, 최봉의 전남 곡성군수 후보, 한 대표. 2024.9.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은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를 최대한 조용하게 치르는 모양새다.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중앙당이 적극 나섰지만 참패에 이른 전례가 있고, 현재 재·보궐선거를 치를 지역이 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후보, 최봉의 전남 곡성군수에게 공천 추천장을 수여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후보는 각 후보들에게 재·보궐선거에 임하는 포부를 듣겠다고 발언권을 넘겼고, 지도부 차원의 공개 발언은 생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를 2026년 지방선거의 전초적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는 것과는 다르게 '조용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주재하는 등 선거 현장을 직접 챙겼다. 이외에도 10·16 재보궐선거 지원단장에 조직부총장인 황명선 의원, 자문위원에 김민석 최고위원을 추가 임명했다.

조국 대표 또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전남 곡성·영광 인근에 월세방을 구하고 지역과의 접점을 늘리는 중이다. 밀짚모자를 쓰고 주민들과 농사일을 함께하거나, 토란 수확 작업을 마치고 막걸리를 함께 기울이는 식이다.

두 야당과 달리 여권이 재보궐선거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는 모양새다.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낮으면 보수 진영에 유리하게 여겨진다. 오는 재보궐선거의 경우 총선·대선·지방선거와 달리 평일에 치러지기 때문에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진영에서 굳이 선거판을 키워 진보 진영에게 유리한 판세를 조성할 필요가 없다.

특히 현재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낮게 나오고 있는 점도 재보궐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부산 금정구도 역대 9번의 선거에서 보수정당계열이 8차례 승리하며 보수세를 다지고 있지만,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지역에서 감지되고 있어 적극적인 선거전을 벌이는 게 되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천 강화군도 2000년대에 들어 9차례 중 보수 계열 후보들이 7번 내리 당선된 여권 강세 지역이다. 국민의힘 중진 출신인 안상수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라, 적극적인 선거전을 벌일 경우 보수 표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도 현재 여당의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중앙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거리 유세를 벌이는 등 김태우 후보를 전력 지원했지만 참패했다. 그 결과로 김기현 지도부가 막을 내린 만큼 재보궐선거와 중앙당 간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한동훈 지도부는 재보궐선거 공천권을 시도당에 위임하고 재보궐선거와 일정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한 대표가 격차 해소 등을 주제로 부산 금정에서 간담회를 진행한 것처럼 지역 의제를 거론하는 방식의 측면 지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내 지도부에 속한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스1에 "전남 곡성의 경우 이정현 전 대표가 (전남) 곡성 출신이다. 연고가 있는 당 출신 인사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아직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지만, (한 대표도) 가능하면 두 번 정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