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윤 독대 '승부수'…여야의정·당정관계 분수령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앞두고 독대 요청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독대가 성사되면 난항을 겪고 있는 여·야·의·정 협의체와 당정관계 등 직면한 현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일 독대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한 대표가 더 코너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 고위 관계자는 전날(2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24일 만찬 직전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독대를 제안한 이유는 만찬에 다수가 참석하는 만큼, 좀 더 깊은 논의를 위해선 독대가 필요하단 취지로 풀이된다. 만찬에는 당대표뿐 아니라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주요 당직자에 더해 대통령실에서는 3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제는 두 사람의 독대 성사 여부로 당정이 신경전을 주고받는 모습이 됐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수용하는 여부에 대해 "상황을 좀 보겠다"며 고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통령실에서는 한 대표 측이 체코 방문 기간 독대를 요청하며 사실상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습이 된 것과 관련해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서도 대통령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하는 일이 이처럼 여러운 상황 자체가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관계를 보여주는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한 것이 시간 끌 일이냐"며 "(대통령실에서) 즉답을 피하는 자체가 지금의 (당정관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진 여전히 독대 가능성이 열려있는 모습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만찬 직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독대 여부는 당일 결정될 수도 있다. 당에서도 독대 성사 가능성을 좀 더 높게 예상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독대 성사 가능성에 대해 "그래도 한 70%는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한 대표 입장에선 이번 독대에 승부수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낮아진 당 지지율과 본인이 주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자체가 난관에 부닥친 만큼 이를 계기로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두고 한 대표와 정부는 시각 차이를 보이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독대가 성사될 경우 논의될 부분을 묻는 질문에 "특정 안건 정해서 가는 자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현안이 워낙 많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대가 성사돼도 만일 큰 성과가 없거나 독대 자체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당정관계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의정갈등 해결도 난관에 부딪히며 한 대표는 더 코너로 몰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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