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 절반 '재활용 어려움' 등급…종이팩·페트병 낙제점

국힘 임이자 의원실 환경부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 평가 통계'
용이성 등급 평가 도입에도 2022년부터 4등급 포장재 늘어

자료=임이자 의원실(환경부)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식품·생활용품 등에 활용되는 포장재 중 절반 가까이가 재활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료에 주로 사용되는 종이팩과 페트병은 대부분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 평가 도입에도 낮은 등급의 포장재가 늘어나면서 재활용률을 높이려는 화장품·식품업계의 노력이 떨어지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 평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달 6일까지 평가결과서를 발급받은 포장재 4314건 중 2089건(48.4%)이 가장 낮은 등급인 '재활용 어려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는 47건(1.1%)에 그쳤고 우수 933건(21.6%), 보통 1245건(28.9%)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2019년부터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 평가 기준'을 도입해 포장재 재활용이 얼마나 용이한지에 따라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등 4개 기준으로 나눴다. '어려움' 등급의 포장재는 등급을 겉면에 표기해야 하며, 생산자 등은 재활용 분담금 비용을 20% 더 내야 한다.

2020년 제도 도입 초기엔 2만 9358건 중 1만 5650건(53.3%)이 어려움 등급을 받았지만, 이듬해인 2021년엔 2만 7563건 중 7401건(26.8%)으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2022년엔 1만 2525건 중 4942건(39.4%), 2023년 7394건 중 3548건(48.0%)으로 등급이 가장 낮은 포장재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평가받은 포장재 종류별 등급을 보면 음료에 주로 사용되는 종이팩과 페트병 등은 대부분 낙제점을 받았다. 페트병은 748건 중 635건(84.9%)이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았고, 종이팩은 26건 중 21건(80.8%)이나 해당됐다.

유리병 역시 400건 중 272건(68%), 음료나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캔은 71건 중 45건(63.4%), 식품류나 화장품류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인 합성수지 용기·트레이류는 1699건 중 837건(49.3%) 등으로 절반 내외가 가장 낮은 등급이었다.

반면 통조림 등에 사용되는 금속캔(철)은 39건 중 재활용 어려움 등급이 아예 없었고, 스티로폼으로 알려진 일반 발포합성수지는 138건 중 21건(15.2%), 라면·세제 등의 포장지인 합성수지 필름-시트류는 1160건 중 218건(18.8%), 컵라면 용기 등에 이용되는 폴리스티렌페이퍼(PSP)는 33건 중 12건(36.4%)이 어려움 등급을 받아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을 나타냈다.

임이자 의원은 "기업들이 친환경을 강조하지만 정작 재활용에 대한 노력은 부족하다"며 "화장품, 식음료 등 관련 업계에서 재활용이 쉬운 포장지 개발 및 활용으로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