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향한 야권의 탄핵 공세…역풍 우려 속 군불 때기

야4당 '탄핵 준비 의원연대' 구성…계엄법 개정 검토까지
박찬대 "윤, 불행한 전철 밟을 것"…"결정타 없이" 비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박찬대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4.9.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용산을 향한 야당의 '탄핵'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을 구성하고 탄핵 정국에 대비해 '계엄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결정적인 유효타가 나오지 않아 공세에 그칠 거란 전망도 적지 않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보당 및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탄핵 준비 의원연대'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까지 모임에는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당대표 겸 원내대표, 김준혁·민형배·강득구 민주당 의원 등 13인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소수가 아닌 200명의 국회의원들의 힘이 모여야 탄핵이 가능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을 지키는 대통령 탄핵을 위해 많은 의원이 함께하길 바란다"며 세 불리기를 예고했다. 각 당의 지도부가 속해 있는 만큼 야권 내 산발적으로 나왔던 윤 대통령 탄핵 공세가 이를 계기로 조직화할지 주목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국민 청원을 신호탄으로 '탄핵 정국'을 본격화했다. 그간 탄핵에 신중했던 민주당이 130만 명이 넘는 청원 동의 신청을 동력 삼아 강공으로 선회한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두 차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 청문회를 진행했다. 당시 민주당은 해병대원 특검법과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탄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에도 최고위원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 탄핵'을 내세우며 선명성 경쟁을 펼쳤다. 탄핵을 더 크게 외칠수록 지지도는 올라갔다. 김민석 의원은 울산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탄핵을 원하시나. 제가 나온 딱 한 가지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후보들은 "절대왕정 군주 노릇을 하는 김건희를 심판하고 윤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전현희) "함께 김건희 정권을 끌어내고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어내자"(강선우)고 말했다.

지난 4일에는 윤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탄핵을 거론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심은 권력이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성나면 배를 뒤집는다. 국민은 불의한 권력을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며 "계속 민심을 거역한다면 윤 대통령도 불행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말해 탄핵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이 연일 계엄설을 거론하는 것도 탄핵 절차가 시작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석방 근거를 명시하는 계엄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두 번의 탄핵 청문회, 여러차례 추진한 특검법과 의혹 제기에도 결정적인 유효타를 날리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아울러 야권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스포츠'가 된 상황에서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떨어졌단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도 탄핵은 아래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는데 너무 빨리 카드를 꺼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야 모두 노무현·박근혜 탄핵 추진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는 만큼 신중했어야 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사기탄핵 공작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탄핵 남발을 막겠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민주당은 탄핵 중독증에 빠져 모든 것을 탄핵 추진으로 해결하려 한다. 병적인 정도가 심각하다"며 "민주당이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막아 진상을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