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선물 받은 개, 동물원 신세 면할까…동물외교 지양법 발의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국가 간 정상회담 시 '동물 선물'을 지양하고, 받았을 경우 개인 또는 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및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6일 한정애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 재임 기간 중 받은 선물의 경우 동·식물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기록물'로 분류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도록 돼 있다. 이때 동물은 사육과 관리를 위해 동물원 등에 대여 형식으로 관리된다.

그러나 정상 회담 시 선물로 동물을 주고받는 것은 그 종(種)이 갖고 있는 특유의 습성과 사육환경 등이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개와 같은 동물은 인간과 교감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는 본능이 강하다. 그런데도 이런 특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아 그간 동물복지를 외면한 처사라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풍산개 두 마리는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갔다. 풍산개가 낳은 새끼 강아지 6마리도 서울대공원, 대전오월드 등으로 옮겨졌다.

올해 윤석열 대통령도 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 시 알라바이를 선물로 받았지만, 대통령실은 개들이 자라면 관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행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은 대통령기록물 생산기관의 장이 대통령 선물이 동·식물인 경우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해 관리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이는 상위법에 명확한 위임 근거 없이 하위 법령에서 직접 규정한 것으로 상위법에 위임 근거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한정애 의원은 동물보호법 제4조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국민의 책무를 개정해 대통령 선물로 동물을 주는 것을 지양하도록 하고 부득이 받게 되는 경우 적정한 보호·관리를 하도록 했다.

대통령기록물법 개정안은 법률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된 동·식물을 개인 또는 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한정애 의원은 "동물복지 차원에서 각국의 정상 외교 시 살아있는 동물을 선물로 주고받는 것보다는 각 나라의 전통과 문화가 깃든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부득이하게 동물을 선물로 받은 경우 그 종의 특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사육·관리해야 한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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