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경질" 여권 불만 분출…의료대란 불똥에 당정갈등 확산 '아슬아슬'
김종혁·나경원 "책임자 물러나야"…복지부 직격
홍준표·유승민·안철수도 비판 대열…정부 대처 우려 봇물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국민의힘 내부에서 의료대란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복지부 장·차관 등 책임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연달아 나왔다. 의료 개혁 과정에서 정부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당내 주요 인사들의 비판 여론도 잇따른다.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확산하는 조짐에 여권 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대란을 지적하며 "의료 개혁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 믿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것이라고 보고한 데 대해,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길 촉구한다"며 "상황이 이 지경이 됐으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지난 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본인이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으로 봐야", "배 아프거나 찢어져서 피 많이 나도 경증" 등 발언을 한 박민수 차관을 비롯해 정부 고위관계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의정 갈등 사태와 관련해 "이미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졌다"며 "책임부처의 장들은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박 차관이 같은 날 국민의힘 원외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가 개최하는 의정 갈등 토론회에 불참을 일방 통보한 데 대해서도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박민수 차관은 행사 하루 전날 입장을 번복해서 '다른 업무들이 많아 참석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며 "'일정을 맞출 테니 가능한 날짜를 달라'는 제 요청은 무시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것이 의정 갈등을 풀어내는 정부의 태도인가"라며 "여당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을 만나 토론하고 설득할 용기도 없으면서 무슨 수로 국민을 설득하나"라고 꼬집었다.
당내 주요인사들 역시 의료 개혁 과정에서 세밀하지 못한 정부의 정책 결정 등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잇따른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응급실 내 공보의·군의관 배치' 등 정부가 발표한 대응책을 지적하며 "군의관, 공보의를 데려오더라도 수련이 되어있지 않기에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두고 이렇게 날림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집권여당이 의료대란을 눈앞에 두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대책 기구를 만들어 정부와 의료계를 조정, 중재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남의 일처럼 설익은 대책을 툭툭 내던지는 처사는 지극히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군사작전 하듯이 진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공의를 비난하고 압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의 의대 증원 중재안에 이어 의료대란과 관련한 정부를 향한 잇따른 비판 여론이 조성되자 당내에선 당과 정부의 갈등으로 확산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의료 대란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면서 당내 우려도 심화한다"며 "정부를 향한 압박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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