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제3자 추천 특검법' 한동훈 압박…국힘 '요지부동'

한, 당내 설득 요원…추경호 "특검? 대통령 탄핵 빌드업"
국힘, '선수사 후특검'…한, 공수처 수사 종결 기다릴듯

한둥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대표 회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9.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선(先)수사 후(後)특검'의 기존 당론을 재차 강조하며 협상 가능성이 없음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 발의가 필요하단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당내 설득은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일 오후 1시40분께 국회 의안과에 4번째 해병대원 특검법을 제출했다.

이날 제출된 법안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명단(4명)을 국회의장을 통해 야당에 전달하면, 야당이 최종 후보군(2명)을 압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최종 후보를 각 1명씩 추천하는 방식이다. 국회의장은 야당으로부터 최종 명단을 제출받아 대통령에 송부하도록 했다.

이번 특검법엔 야당의 비토권(재추천요구권)도 명시됐다. 야당은 대법원장 추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의장을 통해 후보 재추천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두고 협상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여당은 즉각 민주당의 해병대원 특검법 발의를 '대통령 탄핵을 빌드업하기 위한 음모'라고 규정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두 번이나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발의한 건) 숨은 나쁜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 후, 결과가 미진하면 특검법 발의를 검토하겠단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추 원내대표는 "수사기관의 결과가 발표된 후에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저희들은 특검을 검토할 것이다"며 "이게 현재 우리 당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초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을 먼저 제안했던 한 대표 측은 생각이 변하지 않았단 입장이다. 전날 국민의힘은 '한동훈표 해병대원 특검법 철회 가닥' 기사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한 대표는 대법원장 추천 방식의 특검법에 대해 기존 입장과 변화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진행하고 있다는 당내 설득은 요원해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선수사 후특검' 입장과 관련해 한 대표와 이야기가 된 거냐는 질문엔 "일단 제가 그렇게 말씀드린다"며 말을 아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당내 의견 수렴 절차가 있어야 하고 정부와 사전 교감도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특검법이 우리 당내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도 해당 사안이 당내 분란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정갈등 우려도 있는 만큼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모습이다. 친한계 핵심인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한다는 거고, 다만 당내 논의를 거쳐야 하고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일단 '당내 설득'으로 시간을 끈 후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논의를 다시 꺼낼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 친한계 의원은 뉴스1에 "현실적으로 특검에 대한 반대 여론이 당내에 너무 큰 상황이라 지금 당장 설득은 어려울 거 같다"며 "설득하기 좋은 시점은 공수처 수사 이후가 아닐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곧 이종섭 전 호주대사를 소환하고 공수처 수사(결과)가 곧 나올 거라 본다. 저희들 내부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이) 논의되는 속도와 공수처 수사 결과 발표 시점이 거의 타이밍 상 일치할 수 있겠다"며 "각각 근접한 그 시간 범위 내에서 두 가지 사건이 일치가 되면 저희는 나름대로 그 시점에서 상황 판단을 해서 당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