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괴담 선동 나라 흔들어"…'계엄 주장'에 여권 "선 넘어"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윤석열 대통령 계엄령 준비' 주장을 두고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던 '계엄령 준비설'을 이재명 대표가 생방송중 직접 발언했지만 이후 구체적인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괴담 선동으로 나라를 뒤흔드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다는 민주당식 괴담 정치를 당장 중단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계엄령 선동 발언을 던지자 어제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거들며 선동에 가담했지만 단 한명도 제대로 된 근거를 내놓지 못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어딘가에서 그런 계획과 기획할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이다'라며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을 사실상 자인했다"고 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결국 이 모든 것은 불체포 특권 폐지를 대비한 민주당의 빌드업"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진정 계엄을 걱정한다면 계엄 상황이나 마찬가지인 우리 국회부터 정상화해달라"고 지적했다.

서범수 사무총장 또한 "이재명 대표는 연찬회에서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할 수 있으니 외부에서 전자투표로 대비하자며 이상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확대했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이 총공세를 이어가는 건 이 대표의 발언을 '자충수'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한 대표와의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종전에 만들어진 계엄안을 보면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완벽한 독재 국가 아니냐"고 했다. 이후 여권에서 해당 발언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거듭 압박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에서 제기한 '친일 공세'와 계엄령 준비설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가 제기한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 등 역사관은 정무적 입장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수 있지만, 계엄령의 경우 더욱 적확한 증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나와 "다른 비판은 반대편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계엄 문제만큼은 도대체 뭘 보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무리한 계엄령 발언이 정치 괴담 차단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정부·여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두고 야권에서 괴담을 퍼뜨려왔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혈세 1조 6000원이 낭비됐다고 맞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뉴스1에 "온갖 상임위에서 의혹(괴담)을 제기하면서 얼마나 많은 파행을 맞았나"라며 "이번을 계기로 괴담 정치를 좀 틀어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