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도는 '지구당 부활'…면책특권 등 정치 개혁은 '지지부진'

"지구당 제도 재도입 적극 협의"…정치개혁 의제 유일 공감대
韓 "면책 특권 내려놔야"…李 "검찰 앞 불평등, 대통령 소추권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마친뒤 악수하고 있다.2024.9.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박기현 임세원 기자 = 11년 만에 성사된 여야 당 대표 회담에서 정치개혁 관련 논의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대통령 소추권 관련 언급이 나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여야 대표가 모두 필요성을 언급해온 지구당 부활에 대해선 의견 접근이 이뤄져 조만간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8개 사항에 합의했다. 이중 정치개혁 의제 관련해선 '지구당 제도 재도입을 적극 협의한다'는 내용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한동훈 대표는 비공개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불체포 특권, 재판 기간 중 세비 반납 등 이미 국민 여론이 충분히 공감하고 논의된 특권 내려놓기 개혁을 이번에 반드시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국회의원 면책 특권과 관련 "그 범위를 의정활동과의 연계가 적은 악의적 고의범의 경우 등에서는 법률로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며 "현재는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판례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법률로서 그 한계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국회의원 특권도 중요하지만, 상응하는 대통령 소추권에 대해서도 같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법 앞에서 평등할지는 몰라도, 검찰 앞에서는 매우 불평등하다"고 의제 우선순위에서 뚜렷한 이견차를 보였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도 양당 대표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대통령 소추권 관련해선 별다른 의견 교환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지구당 부활 논의는 여야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지난 5월 30일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관련 논의에 불을 붙였다.

당원 권리 확대를 강조해온 이 대표는 지구당 제도에 찬성 입장을 밝히며 화답했고, 이날에도 "한 대표도 공개적으로 약속한 지구당 부활만이라도 우선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가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지구당 부활 현실화까지는 여권의 이견 조율만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의 구상에 큰 이견이 없는 민주당과 달리 여당 내부에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구당 부활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견 말씀하시는 분이 있고, (양당) 당내 협의 과정이 필요한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자금이나 정치문화 자체가 워낙 투명하게 바뀌어 좀 기우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걱정하는 분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분석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면서 협의하면서 진행하자는 것이 오늘의 합의"라고 덧붙였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