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난 여론에 정치권 화들짝…9월내 입법 추진 속도
딥페이크 처벌 관련 법안만 16건…최근 1주일새 발의
여가위, 내달 긴급 현안질의…9월 정기국회 처리 전망
-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사례가 속출하자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딥페이크 허위 영상 범죄를 철저히 규제하고 처벌할 규정을 마련하는 입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딥페이크'를 명시한 성범죄 방지 법률안은 총 16개가 발의됐다. 이 법안들은 모두 최근 1주일 이내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발의한 총 16개 법안 중 10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이다. 현행법은 타인을 불법으로 촬영한 실제 영상물을 제재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를 허위 영상물로까지 넓히는 내용이다. 또한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할 뿐 아니라 소지·구매·저장 또는 단순히 시청한 사람도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도 있다.
피해자 지원에 관한 법률도 발의됐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딥페이크 피해자 영상물 삭제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야당에서는 딥페이크 피해자도 성폭력 특례법에 의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을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했다.
개별 의원의 법안 발의뿐 아니라 각 당 차원의 종합 대응에도 적극적이다. 국민의힘은 29일 긴급 당정회의를 열고 디지털 성범죄 방지 대책 및 피해자 지원 방안을 논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지시로 딥페이크 특위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와 여야 지도부가 모두 대응 의지가 강하고 견해차가 크지 않은 만큼 딥페이크 관련 법안은 9월 정기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여야 발의 법안이 상당 부분 유사해 양당이 이른 시일 내 합의안을 도출해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다음 달 4일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검경과 여성가족부 등을 대상으로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하기로 여야 간사 간 합의한 상태다.
여가위 위원장을 맡은 이인선 의원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더 깊이 논의하고,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술적 문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범죄자 처벌은 경찰청을 통해서 하는 등 전 부처가 나서야 한다" 말했다.
여가위 야당 간사를 맡은 김한규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시선 집중에서 "최소한 여가위가 주축이 되어 방송 통신, 입법 분야와 협의해 최대한 9월 중에는 신속하게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여야가 우후죽순 발의한 법안과 대책들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과 대부분 유사하다는 점에서 '뒷북' 비판도 나온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2021년 딥페이크 성범죄물 소지와 구입, 저장 및 시정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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