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조국혁신당, 명운 건 '호남 쟁탈전' 막 올랐다
10·16 재·보궐선거 野 텃밭 '호남'서 민주당·혁신당 '혈투'
조국 "고인 물 썩는다" 민주 "호남 유일 정치 세력" 신경전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0·16 전남 곡성·영광 군수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4·10 총선에서 호남 지역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기록한 혁신당과 '호남 맹주'로 군림한 민주당의 첫 대결이자 2026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인 만큼 양당은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에선 전남 곡성·영광 군수를 포함해 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수가 선출된다. 혁신당이 4곳에 모두 후보를 낸다는 방침을 세우며 '협력과 경쟁 관계'를 설정한 민주당과 호남에서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한발 먼저 움직인 것은 혁신당이다. 혁신당은 오는 29일 시작하는 워크숍 장소를 영광으로 잡았고, 이튿날엔 곡성으로 옮겨 당원간담회도 진행한다.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지난 19일 라디오에서 조국 혁신당 대표와 재·보궐선거를 대비해 '호남 월세살이'에 나선다고 알리기도 했다. 호남에서 직접 생활하며 주민들과 소통해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혁신당은 전날 10·16 전남 곡성군수 재·보궐 선거에 대비해 박웅두 곡성군치유농업협의회 대표를 영입했다. 아직 지역구 선거에선 승리 경험이 없는 혁신당은 중앙당 차원의 총공세를 펼쳐 반드시 당선자를 배출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대중정당으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은 사실상 민주당 일당 독점 상태"라며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혁신당은 누가 더 좋은 사람과 정책을 내놓느냐로 경쟁할 것"이라며 "기존 네트워크가 아닌 새로운 통로가 생기고, 제2, 제3의 '김대중, 노무현'이 발굴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호남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겠다. 내년 4월 재보선, 2026년 지방선거 선거 등 모든 선거에서 후보를 내겠다"며 "그러면서 경쟁과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올해 총선에서 대승한 것처럼 앞으로도 이 승리 공식은 성공적으로 작동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10월 재보선에 있어서 협력보다는 경쟁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을 강조하며 호남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한준호 최고위원과 함께 전남 곡성과 영광에 가서 지역 국회의원, 지방의원, 군수 출마자들을 만나고 시장 방문 등 현지 사정을 살피고 왔다"며 "전남 지역은 민주당의 정치적 원천일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에너지 고속도로 실현의 최우선 지역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저와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는 이번 주에 다시 현지를 방문해 지역 기본소득 정책을 포함한 당 차원의 정책 구체화 작업을 시작하겠다"며 "민주당은 호남이 우리의 정치적 고향이니 무조건 당연히 도와달라고 지지를 부탁하는 정치세력을 넘어 호남의 발전과 미래를 책임지는 비전과 역량을 갖춘 유일 정치 세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호남을 발전시킬 것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최근 전당대회를 거치며 '호남 홀대론'에 직면했다. 이재명 2기 지도부에 호남 출신 인사가 입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호남 홀대론이 지속될 경우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혁신당은 민주당보다 더 많은 호남표를 끌어모았다. 다만 혁신당은 영광과 곡성에서 각각 비례득표율 39.46%, 39.88%를 기록해 민주당 보다 0.68%p(영광), 1.25%p(곡성) 낮은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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