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회담, 다시 원점…'회담 날짜' 손익계산중
한동훈 "격리 끝나면 바로 하자. 준비 돼 있다"…8월말 재촉
민주 "해병대원 특검 의지·실권도 없으면 무의미" 거리두기
- 조현기 기자, 구교운 기자,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구교운 김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 영향으로 미뤄진 대표 회담 실무진 협의가 다음 주쯤 재개될 전망이다.
물밑에선 회담 시점·의제·방식 등의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회담 시점을 둘러싸고 양측의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여당은 이 대표의 코로나19 회복과 쾌유를 기원하면서도 회복 직후로 예상되는 '8월 말'이라도 바로 회담하자고 재촉하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9월 초' 연기를 염두하는 분위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국가 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수료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격리) 끝나면 미루지 말고 국민을 위해 필요한 정치를 복원하고, 민생을 추구하는 회담을 바로 했으면 좋겠다"며 "저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가 어려울 수 있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이것(대표회담)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냐"며 "민주당에서 이런 점을 감안하시고 (대표회담을) 생각하시면,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8월 말엔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이다.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이 대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권고에 따라 증상이 호전되고 24시간까지 자가 격리를 할 예정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주말엔 큰 진전 없을 거 같고 다음 주 초 실무 회동이 재개될 걸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 대표가 양성 판정을 받은 지 일주일이 되는 29일부터 양일 동안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이 예정돼 있다. 이에 여당의 의지와 달리 대표 회담이 9월 초로 자연스럽게 미뤄질 수밖에 없단 의견이 중론이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파이팅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8월 26, 27일 사무처 당직자 연수가 있고 29, 30일은 의원 연찬회가 있다. 민주당도 29, 30일 의원 워크숍이 있다"며 "그리고 바로 9월 정기국회가 열린다"며 8월 말 대표 회담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야당의 속내는 주요 의제로 생각하는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여당에서 입장을 모으지 않는 상황에서 회담을 급하게 진행할 이유도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이 대표 부재로 이날 야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김민석 최고위원은 "대표 회담은 한 대표의 곤궁한 당내 입지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다"며 "솔직히 해병대원 특검 의지조차 없다면 실권이 전혀 없다고 평가되는 한 대표와의 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대표회담에 서둘러 임할 필요가 없단 분위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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