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오른 한동훈·이재명…해병특검·25만원·금투세 '담판 정치'
이재명 "尹에 '영수회담' 韓은 '대표회담'"
양당 '미래 권력' 정책 대결…말 아끼던 李 '공세적 제안'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압도적 지지 속 연임을 확정 지었다. 이 대표는 먼저 링 위에 오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차기 대권을 두고 정책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회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총득표율 85.4%를 기록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경쟁자로 나선 김두관 후보는 누적 득표율 12.12%, 김지수 후보는 2.48%에 그쳤다.
정부·여당과 한 대표에 대해 말을 아껴 왔던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겐 '영수회담', 한 대표에겐 '대표 회담'을 연달아 제안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2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원 특검법과 허덕이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1야당 수장으로 적극 협상테이블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수락 연설을 통해 "민주당 신임 대표로서 윤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제안한다"며 "지난 영수회담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지난 회담에서 언제든 다시 만나 국정에 대해 소통하고 의논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만큼, 윤 대통령의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를 향해서는 "대표 회담을 제안한다. 시급한 현안들을 격의 없이 의논하자"며 "무엇보다, 가장 큰 쟁점인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대표께서도 진상규명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 발의 특검안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한 대표께서도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안한 바 있으니 특검 도입을 전제로 실체 규명을 위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열린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앞서 제3자 추천안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왔던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특별검사 추천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도 수용 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바 있다. 민주당은 시한까지 제시하며 한 대표에게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의 제안에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범위에 넣자고 응수했다. 불균형한 수사 범위를 맞춰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김 여사를 겨냥한 만큼 협상 과정에서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총선 기간 줄곧 강조해 온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도 한 대표에게 의논해 보자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은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민경제를 지원하고 경제회복에 도움 될 방안이 있다면 얼마든지 협의하고 수용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은 지난 16일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국회로 되돌아왔다. 여당은 무분별하게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난해 왔다.
이 대표는 '지구당 부활 문제'에 대해서도 의논하자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극한적 대결 정치를 종식하고, 망국적 지역주의를 완화할 민주정치 발전 방안에 대해 의논하자"며 "의견 차이가 큰 부분은 뒤로 미루더라도 한 대표께서 약속하셨고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지구당 부활 문제라도 우선 의논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한 대표가 진보와 보수의 '미래 권력' 꼭짓점에 위치하며 차기 대권을 둘러싼 둘의 대립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 또한 한 대표의 도발에 응하지 않던 지난 4.10 총선과 달리 현 거부권 정국과 민생 회복을 이유로 한 대표를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 대표는 한 대표가 제안한 금융투자소득세 공개 토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이 대표가 종부세와 금투세 완화 등 기존 민주당 정책과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고 중도층 확보에 나서자 '금투세 폐지'와 공개 토론을 주장하며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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