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김건희" 전현희 2위…"명팔이" 정봉주 탈락

[민주당 전대] 이재명 '공개 지지'에 김민석 1위…친명 일색 민주 최고위원
'강성발언'이 승부 갈랐다…"정신나간 국힘" 김병주도 당선

더불어민주당 김지수, 김두관, 이재명 대표 후보를 비롯한 최고위원 후보들이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손을 맞잡고아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주, 강선우, 정봉주, 민형배 최고위원 후보, 김지수, 김두관, 이재명 당대표 후보, 김민석, 이언주, 한준호, 전현희 최고위원 후보. 2024.8.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모든 후보가 '이재명 지키기', '이재명 대통령'을 외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락을 가른 것은 결국 '명심'과 '강성발언'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회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김민석·전현희·김병주·한준호·이언주 후보(득표순)가 최고위원으로 최종 선출됐다.

이재명 당대표가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당선될 것이 유력했던 만큼 모든 최고위원 후보들은 당의 발전 방향보다는 이재명 후보 지키기, 이재명 정권 창출을 내세우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후보 간 차별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결국 이재명 후보의 마음이 누구에게 향해 있는지가 표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김민석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수석최고위원'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지역 순회 경선 초반 4위를 차지하는 등 고전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20일 "왜 이렇게 김민석 표가 안 나오냐"고 말하고 김민석 후보가 이재명 당대표 후보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고 밝히는 등 공개적 지원에 나섰다. 이에 따라 '명심은 김민석'이란 인식이 확산됐고 결국 김민석 후보는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경선 초반 1위를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김민석 후보와 수석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던 정봉주 후보는 '명팔이' 논란 끝에 결국 낙선했다. 그는 권리당원 투표에선 13.26%를 얻었으나 국민 여론조사에선 9.98%, 대의원 투표에선 9.17%를 얻는 데 그쳤다.

정 후보도 경선 레이스 초반 '이재명 정권' 구호를 외쳤으나 지난 8일 비공식적 자리에서 이재명 후보를 비판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 12일 "이재명팔이를 하며 실세놀이를 하는 무리를 뿌리 뽑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다른 후보들과 강성 지지층이 반발하는 역효과만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강성 발언'도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주 후보는 지난달 2일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해 국민의힘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언쟁을 벌였다.

김병주 후보는 국민의힘이 사과하지 않으면 제명하겠다고 했지만 버텼고, 국민의힘은 결국 논평을 수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김병주 후보는 이런 성과를 전당대회 내내 대여 투쟁력을 과시하는 포인트로 활용했다. 김병주 후보는 전국 지역 순회 경선 내내 안정적으로 당선권 내에 들면서 최종 3위로 최고위원이 됐다.

전현희 후보는 낙선권까지 떨어졌다가 강성 발언으로 막판 대역전극을 이뤄낸 경우다. 전현희 후보는 경선 레이스에서 당선권에 안정적으로 들었으나 지난 11일까지 누적 득표율에서 이언주 후보에 불과 0.02%P(포인트) 뒤진 6위로 낙선권에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현희 후보의 상임위원회 발언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과 관련 "김건희가 살인자"라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몰아붙인 것이다.

박찬대 당 원내대표가 유감을 표했지만 오히려 '재명이네 마을'에선 전현희 후보 지지 목소리가 이어졌고 전 후보는 17일 서울 경선에서 2위에 등극했고, 누적 득표로는 5위에 올랐다. 결국 이날 최종적으로 2위를 차지하며 최고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 후보는 국민 여론조사 17.43%(2위), 권리당원 투표 14.61%(2위), 대의원 투표 17.65%(2위)를 득표하는 등 고르게 표를 얻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