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2위→최종 탈락…'명팔이' 정봉주, 지도부 입성 좌절

[민주당 전대]정봉주, 전당대회서 최종 6위
1위→2위→6위…"명팔이 척결" 발언 이후 비난 거세져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공동취재)2024.8.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정봉주 전 의원이 결국 이재명 2기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회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11.70%를 득표하면서 최종 6위를 차지,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했다. 선거 초반, 유일한 원외 인사임에도 1위를 내놓지 않으며 수석 최고위원을 노렸던 만큼 이번 투표 결과가 더욱 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튜브 방송 등으로 대중 인지도를 쌓은 정 후보는 선거 초반 온라인 투표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면서 경선 3주 차에 2위로 밀려났다.

정 후보는 과거 언행으로 인한 '입 리스크'에도 안정적인 당선권을 유지했으나, '명팔이 논란' 이 불거지며 지지율이 추락했다.

앞서 박원석 전 의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당대표 후보)의 선거 개입에 상당히 열받아 있다”며 “(정 후보가) 최고위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어 정 후보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전 대표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 정치, 실세 놀이를 하는 이들을 도려내겠다"라며 이재명 팔이 무리를 뿌리 뽑겠다"고 언급하자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논란은 투표율에 즉시 반영됐다. 정 후보는 논란 이후 처음 치른 전날(17일) 서울지역 순회 경선에서 득표율 8.61%를 얻으면서 당일 6위, 누적 순위 3위로 추락했다. 한 달여간의 경선 중 후반에 이르러서 처음으로 당선권 밖으로 떨어진 것이다.

급락한 당심은 이날 정 후보의 연설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정 후보가 정견 발표에 나서자, 당원들이 앉아있던 관객석에서는 "사퇴하라" "꺼져라" "집에 가라"라는 야유가 쏟아졌고, 정 후보는 10초간 연설을 시작하지 못했다.

정 후보는 "요즘 제가 뭇매를 맞고 있다. 많은 분이 쉽게 가지 왜 이렇게 어렵게 가느냐고 걱정을 해준다"며 "왜 세상 욕이란 욕은 다 듣고 사느냐고 질타하며 안타까워한다.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게 쉬운 길인지 왜 모르겠느냐"고 했다.

이어 "호가호위하면서 권력 놀음을 하는 극소수 몇몇 인사들을 그대로 두면 민주당의 미래도 없고 정권 탈환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꼈다" 다면서 "그래서 문제를 끄집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정권 탈환을 위해선 우리끼리 잘하고 있다는 자화자찬을 버리고 뼈를 깎는 아픔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눈치 보지 말고 할 말은 거침없이 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정봉주 같은 최고위원 한 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최고위원으로는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의원(득표순)이 각각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