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팔이' 겨냥한 정봉주…최고위 입성 후 독자 행보 나서나

이재명과 2007년 대선 경선 과정 때 충돌…김민석 공개 지지
국민 여론조사 표심 확보 위한 정치적 계산 가능성도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의 '명(이재명)팔이 척결론'으로 당내가 뒤집어졌다. 당 안팎에선 정 후보가 지도부에 입성하면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갖겠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4일 야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의 암 덩어리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며 "지금처럼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방치한다면 통합도 탄핵도, 정권 탈환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의 발언은 일차적으로는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특정 후보 지원사격으로 인한 실망감에서 비롯됐다고 정치권은 풀이한다.

정 후보와 가까운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8일 SBS 라디오를 통해 "(정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받아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지역 순회경선 초반에 원외 돌풍을 일으켰다. 제주와 인천, 강원, 대구·경북에서 순차적으로 각각 1위를 기록했다가 울산부터 명심(이재명 후보의 의중)을 등에 업은 김민석 후보에 자리를 내줬다.

당시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자신의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표가 왜 안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사실상 공개적으로 김 후보를 밀었다.

애초 손학규계였던 정 후보와 정동영계였던 이 후보는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대선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캠프에 있었던 정 후보와 정동영계로 활동한 이 후보는 '차 떼기' 논란으로 충돌했었다.

정 후보가 5위 안에 들어 최고위원이 되면, 이 후보에게 의존하지 않고 최고위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권은 평가한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경선이 끝나면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당대표를 위해서라도 정 후보 같은 사람이 최고위원으로 들어 있는 게 좋다"고 평했다.

다만 외연 확장을 위한 정치적인 계산이 깔렸을 수도 있다. 최고위원 5명은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 후보는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누적 득표율 15.63%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가 남아있기에 전략적인 고려를 한 게 아닌가 (싶다)"며 "이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들, 본인이 소위 레드팀 역할을 할 수 있다. 당의 민주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의도를 갖고 발언하는 과정에서 명팔이라고 하는 부적절한 발언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