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친노 적장자' 김경수…이재명 '대체자' 될 수 있을까
조직·대중적 지지 갖추지 못해…"민주당 외연 확장엔 도움"
이재명 '사법리스크' 변수…1심서 '피선거권 박탈'되면 역할 주목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되면서 야권에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극체제'를 흔들 수 있을지, 이 전 대표를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친노 적장자'로서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이 전 대표를 뛰어넘긴 힘들 것이란 예측도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지사는 독일 연구활동을 마치는 오는 11~12월쯤 귀국할 전망이다. 그는 복권에 관해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한 만큼 당장 정계에 복귀하기보다는 상황을 살필 전망이다.
김 전 지사 복권에 민주당은 물론 여당까지 촉각을 세운 것은 그의 정계 복귀가 차기 대선 경쟁 구도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내 이 전 대표와 겨룰 만한 경쟁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 전 지사가 중앙 정치 무대에 다시 나설 경우 이 전 대표 독주체제에 균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대표적 친노·친문 정치인으로서, 현재 당의 중심에서 밀려난 비명계들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장은 김 전 지사가 이 전 대표 대체자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드루킹 사건'에 따른 정치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정치 활동을 뒷받침해 줄 조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명계가 김 전 지사를 중심으로 뭉치게 할 만한 동력, 즉 대중이나 당원의 강력한 지지도 현재까진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재명 대 김경수 구도는) 민주당의 분열을 만들려고 하는 의도"라며 "(김 전 지사가 정치를 다시 하려면)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친명계에선 김 전 지사의 복귀가 현재 일극체제라 평가받는 민주당의 외연을 넓힐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그는 PK(부산·경남) 출신인 데다, 86그룹에 속한 인물로, 이 전 대표와 정치적 스펙트럼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그가 민주당 소속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경우 민주당 지지층도 그만큼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강성 친명계로 불리는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전날 YTN과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가 마음의 준비가 된다면 지명직 최고위원까지도 이 전 대표가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세가 약한 영남의 구심점을 위해 김 전 지사를 포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 전 지사 본인의 의지보다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김 전 지사가 '대체자'로 떠오를지 여부를 결정할 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이르면 오는 10월 선고될 '위증교사' 재판에서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을 경우 형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대체자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선고 이후인 11~12월쯤 귀국한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TN과 인터뷰에서 "민주당 내에서 차기 대권을 둘러싸고 이재명 독주 체제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김 전 지사가 연말에 귀국한 뒤 대권 후보 지지율 조사 같은 것을 태우면 의미 있는 숫자가 바로 나온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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