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반발·당정관계 살얼음…與에 상처만 남긴 김경수 복권
한동훈 "더 언급 안할 것" 확전 자제 불구 당정 관계 불안 우려
'野 분열 노림수' 안 통해…"여권에 이득 된 거 없어" 내부 비판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을 두고 국민의힘 지지층의 반발이 크고 '윤-한 갈등'이 언제든 재발화할 수 있다는 여지를 뒀다는 점에서 여권에 상처만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당 소속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김 전 지사 복권 관련 입장을 묻는 말에 "알려진 바와 같이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이미 결정된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사면과 복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대통령실 입장을 인정하면서 당정 갈등의 비화를 막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을 앞두고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반대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후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발표해 당정이 재충돌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단 한 대표의 발언으로 당정 갈등 확산을 저지하는 듯하지만 양측이 또다시 이견을 노출하면서 살얼음판 같은 긴장감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김 전 지사의 사면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분명하다.
진종오 청년 최고위원은 "우리가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복권에) 반대한다"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 역시 "대통령이 내린 결정이니까 여당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반면 당에선 윤 대통령의 권한과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통치행위, 고유권한이고 그 결단을 우리가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의 사면을 대하는 한 대표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1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자신이 법무장관 시절 사면했던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을 반대하고 나서는 게 조금 특이하고 의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친윤계 의원 역시 언론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이 결정된 전날에만 3000개가 넘는 비판성 글이 올라왔다.
이 때문에 김 전 지사의 복권이 여권에 상처만 남겼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계파색이 옅은 국민의힘 소속의 한 의원은 "한 대표가 언론에 먼저 입장을 밝힌 것은 여당 입장에선 이득이 될 게 없었다"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하는 법안들이 국회로 되돌아오는 등 큰 폭풍우들이 많을 텐데 여당 내부에서 에너지를 낭비한 인상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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