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재명 대관식 앞 '김경수 복권'…통합 계기? 분열 카드?

국힘 "협치 계기, 국민통합" 긍정평가…민주당 일단 "환영"
비명계 구심점 될 가능성에 친명 경계…"하필 지금? 분열용"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런던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임윤지 박기호 기자 =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소식에 정치권이 대체로 반기는 목소리를 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야권 분열'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란 의심의 목소리가 친명계 사이에서 나온다.

국민의힘은 9일 당 차원의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소속 의원들은 '여야 협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 "김 전 지사가 과거에 비록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복권을 통해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여야 간의 협치로 나갈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대변인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재가가 남았는데 국민 통합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이니 복권이 된다면 (대통령이) 잘하신 일"이라고 평가했다.

야권은 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김 전 지사의 복권 소식이 전해지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당연히 환영할 만한 사안"이라며 "확정되면 당 차원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노·친문계 대표적 대권주자인 김 전 지사가 정계에 복귀할 경우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야권의 외연을 넓힐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번 복권으로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지사의 복권은 더 큰 민주당이 기회"라며 "이재명, 김동연, 김경수 등 치열한 경쟁과 정책대결을 한다면 그만큼 당원과 국민의 선택 폭은 커지고 지지를 받는 분이 대통령 후보가 되고 국민과 함께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전망했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도 입장문을 통해 "김 전 지사의 복권이 민주당의 분열이 아니라 민주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살리고,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친문계 민주당 의원은 "우선 지켜보다 정치활동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새로운 대권 주자 한 명이 더 생긴 것 아니겠나. 민주당이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명계 일각에선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친명계가 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비명계가 김 전 지사를 중심으로 뭉쳐 친명 구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상황을 노리고 복권 카드를 썼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복권을 통한 김 전 지사의) 정치적 활동에 대해서는 보장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하필이면 민주당 전당대회 중에 복권을 하는 건 떨떠름하다"며 김 전 지사가 복권된다 해도 차기 대권에 대한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사그라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이언주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김 전 지사든 누구든 대통령의 특별사면 복권 권한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김 전 지사의 복권이) 민주당에 분열을 불러오진 않을 것"이라 선을 그었다.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은 지난 6일 YTN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는 소위 친문(친문재인)계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이라며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해야 하는데 야권 분열용으로 사면 카드를 쓸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었다.

김 전 지사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나지 않은 만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복권이 되더라도 당초 계획대로 독일 유학을 마치고 오는 11~12월쯤 귀국할 것이라는 게 김 전 지사 측 설명이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