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원내대표 취임 100일…'거야 존재감' 커졌지만
개혁 입법 강경 드라이브…원구성 협상 실리·명분 모두 얻어
당대표 직무대행 역할도…거부권 정국에 "실속 없다" 비판도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개혁과 성과'를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던 박 원내대표는 100일간 안정적 리더십으로 대여 투쟁 최전선에서 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5월3일 단독 출마, 과반 찬성표를 획득해 171석 거야의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됐다. 여·야·정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중심의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의원들의 지지를 얻었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후 새 원내지도부에 '개혁기동대'라는 이름을 붙이며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개혁 과제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원 특검법, 방송4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개정안, 김건희 특검법 등을 꼽으며 당론 재발의와 통과를 다짐하기도 했다. 특히 당론 1호로 채택한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법)은 여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도 단독 강행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이었다. 그는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운영위·과방위를 챙기고 상임위 독식 비판을 비켜서며 실리와 명분을 모두 얻었다고 평가받는다. 4.10 총선 민심을 바탕으로 '정권 심판'을 강하게 밀어붙인 전략이 통한 것이다. 최근에는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대정부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연임 도전으로 직무를 대행하며 당 대표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채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해병대원 특검법 통과 촉구를 위해 야 6당과 힘을 모았고 시민단체와 함께 장외투쟁을 이어가기도 했다. 최근엔 국민의힘이 5박 6일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방송4법'을 순차적으로 처리해 나가며 모두 본회의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박 원내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상당히 좋은 환경이 이어졌던 것 같다. 실수도 없었다"며 "원 구성 협상에 있어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호흡을 맞춰서 잘 헤쳐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거부권 정국' 속 박 원내대표가 강경 투쟁만 강조해 실속을 챙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거부권에 협상력을 발휘해 법안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총선 당시에 '이채양명주', 이후엔 '2특검 4국조'를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이태원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 외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지금은 싸워야 할 때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고 박 원내대표가 적절하게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는 만큼 실속이 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원 구성 또한 숫자로만 계산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간의 소회 및 향후 비전 등을 밝힐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의 '여·야·정 협의체 제안'과 '8월 임시국회 휴전 제안'에 대해서도 답할 것으로 보인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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