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다음은 '공매도'…여야 '1400만 개미' 구애 중
與, 금투세 폐지 당론 더해 기관투자자 공매도 상환 기간 제한법 발의
이재명 전 대표도 금투세 시행에 부정적 입장…여야, 외연 확장 사활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여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주장에 이어 기관의 공매도 상환 기간을 제한하는 법을 발의하며,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를 향한 구애에 열중하고 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금투세 시행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등 여야가 외연 확장을 위해 1400만 개미의 표심을 두고 세를 겨루는 모습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기관이 차입공매도 목적 계약 체결 시 상환 기간 제한을 받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관투자자는 개인 투자자와 다르게 상환 기간에 제한이 없어 그간 개미들 사이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성토가 나왔다.
무차입 공매도의 벌금형을 종전 이익액의 3~5배에서 4~6배로 상향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모두 개미 투자자의 숙원과도 같은 내용이다.
이번 국회 들어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는 등 여당은 개미투자자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한동훈 대표는 6일 주가 폭락 사태를 두고 "금투세 폐지 관련 초당적 논의를 하자"고 민주당에 제의한 데 이어 7일 "민생 토론을 하자"며 압박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질세라 개미투자자 표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지난달 4일 불법 공매도 처벌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금투세 폐지로 민주당의 당론이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반대하는 입장을 냈지만,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전 대표가 금투세 시행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어서다.
여야가 개인투자자를 향한 구애에 열중하는 건 '1400만 명'에 달하는 압도적인 표심 때문이다. '공매도 한시 중단' 같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이 단체 행동에 나서는 등 단결력도 강하다.
여야 지도부는 '중도층 포섭을 통한 외연 확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투자자를 둘러싼 여야의 세 대결을 두고 "대선전이 조기 과열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금 여야의 핵심 지지층은 양극단으로 쏠려있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중도에 해당하는 집단"이라며 "앞으로 있을 지선이나 대선의 향방은 개인투자자 같은 중도층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갈리는 만큼, 이들의 요구 중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수용해 표심을 미리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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