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지지율 상승세 '이진숙·거부권'에 발목 [여론풍향계]

3주째 상승하다 하락 반전…1.9%p 내린 32.8%
국힘 38.5%·민주 36.3%…2주째 접전 이어가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자유홀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8.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주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30% 초반대에 재진입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잇달아 행사하면서 정국이 마비된 데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취임 이틀 만에 직무가 정지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동반 상승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표 인선이 속속 공개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완화 등을 언급하며 변화의 모습을 선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1주 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9%포인트(p) 떨어진 32.8%로 집계됐다.

3주 연속 오르던 긍정 평가가 이번주 하락 반전한 것이다. 7월 1주 31.1%를 기록한 이후 32.3%(7월 2주)→34.5%(7월 3주)→34.7%(7월 4주)로 꾸준히 올라 4·10 총선 이후 14주간 머물렀던 30% 초반대 박스권에서 탈출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3주 전 수준인 30% 초반대로 회귀한 이유는 국회가 '거부권 정국'으로 마비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 꼽힌다. 국회에선 '야당 입법 독주→대통령 거부권→재표결'이 반복되고 있다. 해병대원 특검법은 이미 이러한 과정을 거쳐 폐기됐고, 방송4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노란봉투법은 동일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야당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발의도 윤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위원장은 임명 재가 반나절 만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했고, 야당은 바로 다음 날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을 보고했고 이튿날 이를 통과시켜 이 위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직무 정지됐다.

리얼미터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소추안 가결 등 야당의 탄핵 공세뿐 아니라 '거부권-재의결'의 쳇바퀴 교착 정국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소폭 상승하며 2주째 접전을 이어갔다. 양당 모두 변화를 시도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리얼미터가 지난 1일과 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0.1%p 오른 38.5%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0.2%p 오른 36.3%로, 두 정당간 지지율 격차는 2.2%p로 2주 연속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조국혁신당은 5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0.2%p 오른 9.4%, 개혁신당은 0.1%p 떨어진 4.3%, 진보당은 0.7%p 상승한 1.9%, 새로운미래는 0.5%p 하락한 0.9%였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대표 체제가 본격 출범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색채를 덜어내고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대표는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을 임명했다. 버티기에 들어갔던 정점식 전임 정책위의장을 밀어내고 김상훈 의원을 배치했다. 사무총장직에도 마찬가지로 계파 색채가 옅다고 평가받는 서범수 의원을 임명했다.

연임이 유력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전면 재검토와 금융투자세(금투세) 유예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관심을 모았다. 이 후보는 당대표 출마 선언 당시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이 유일한 이데올로기"라고 말한 바 있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전주 대비 미미한 지지율 변동으로 접전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양당 모두 정쟁 대치를 지속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한동훈 표 인선' 등 당 체질 개선 방식으로, 민주당은 '금투세 완화 패키지 법안 추진' 등 정책 컨센서스 유연화로 중도층과의 접점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2.8%,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는 2.5%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0%p,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