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 '15시간50분'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25만원지원법 반대

"효과 부실, 시장경제원칙 위배…보수의 걱정도 진심"
우원식, 토론 종료되자 "정말 수고 많았다" 격려하기도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대안)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4.8.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조현기 구진욱 기자 =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15시간 50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펼치며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의 역대 최장 기록을 4일 만에 갈아치웠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54분쯤 '전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위기극복금 특별법)' 무제한 토론 첫 주자로 나선 박 의원은 15시간50분 만인 이날 오전 6시44분쯤 토론을 마쳤다.

지난 달 29일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이 방송4법 중 하나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필리버스터에서 13시간12분 동안 토론해 역대 최장 기록을 쓴 지 4일 만에 갈아치웠다.

박 의원은 약 16시간 동안 민주당의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이 왜 맞지 않는지, 부작용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소득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전국민에 돈을 뿌리는 방식을 해 오지 않은 이유는 첫 번째로 '효과의 부실함'이다"며 "두 번째는 시장 경제의 원칙에 어긋나며, 세 번째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예산에 소요되는 돈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 예산은 항구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써야 되는 것이지, 일시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돈을 쓰는 것은 나라를 위태롭게만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이 '기본소득'의 전초가 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소득 파악의 인프라와 복지 전달 체계가 유능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그래서 그걸 더 보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시장 경제를 약화시키고, 사회 보장 인프라를 건너뛰게 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자유 책임의식 개념을 역전시킬 수 있다"며 "국민 세금으로 주는 기본 소득은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마치며 "진보가 제기한 문제에 공감하지만, 보수의 걱정과 분석, 그리고 대안도 진정성이 있다"며 "토론을 거쳐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

토론이 종료되자 여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의장님 칭찬 좀 해주세요"라고 했고, 우 의장도 웃으며 "박수민 의원, 정말 수고 많이 했다"고 말했다.

민생위기극복금 특별법은 민주당 당론 1호 민생 법안으로 전 국민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25만~35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줄기로 한다.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야당은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난 시점인 이날 오후 2시54분쯤 토론 종결권을 행사해 무제한 토론을 무력화한 후, 표결에 돌입할 전망이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