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2달만에 국방위 법 위반" 與 "'정신나간' 발언 사과해야"

야 "책임지고 위원장 사퇴해야" "시급한 사항 많은데 무책임"
여 "정신 나간 의원들과 어떻게 같이 활동하냐" "적반하장"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성일종 위원장에게 신원식 국방부 장관 등 정부 측에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는 야당 요구로 소집, 정부 측에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않아 신원식 국방부 장관 등이 불출석해 업무보고는 진행되지 못했다. 2024.8.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이비슬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 첫 전체회의가 22대 국회 개원 2달 만에 개최된 데 대해 여야가 1일 책임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 위반이라며 국방위원장 사퇴를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 탓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국방위는 이날 오전 민주당의 요구로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앞서 국방위는 지난달 3일 오전 처음으로 전체회의를 열려고 했으나 김병주 의원의 막말 논란으로 당일 오전 취소됐었다.

이날 전체회의엔 국방부를 포함해 국방위 소관 기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여야 간사가 선임되지 않아, 정부 측에 출석요구서를 송부하지 않았다고 국방위원장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전했다.

야당 간사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국방위는 지금 두 달이 됐는데도 한 번도 개최를 안 했다"며 "여기 있는 국방위원들 모두는 국회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매월 2회씩 국방위를 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위원장과 양당 간사한테 있다"며 "두 달 동안 법을 위반하도록 만든 국방위원장과 양당 간사는 오늘부터 책임을 지고 동시에 사퇴하고 새로 위원장을 구성해야 맞다"고 강조했다.

또 "본인을 방탄하고 대통령실을 방탄하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닌지 또 국정원의 정보사의 블랙리스트 정보 참사가 이어지니까 이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며 "완장을 채워주니 마치 위원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압박했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정보사) 기밀 유출 사실이 인지된 지 6개월이 넘었다는데 그동안 군에서는 보안사에서는 뭘 한 거냐"며 "(국민의힘이 국회 업무보고를) 철통같이 막고 있는 상황인데 국가 최고기밀이 적에게 다 노출돼도 쉬쉬하면 '가짜 보수' 소리 듣지 않겠냐"고 직격했다.

추미애 의원도 "야당 간사를 물고 늘어지면서 사과를 핑계로 국방부 장관을 부르지 조차 않을 정도로 무책임하고 한가하냐"며 "야당 간사 사과 전에 상임위를 열지 않겠다는 건 너무 나간 거고 너무 무책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아무도 안 오셔서 저로서 당황스럽다"며 "김병주 의원의 사과 문제가 급한 것인지, 안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의 국방 위기 현안에 대해서 국회로서 따져 볼 일이 급한 것인지에 대해서 판단을 해 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적반하장"이라며 "국방위 전체회의는 원래 7월 3일에 열기로 했다. 그 전날 무슨 일이 있었냐.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그 발언은 실수가 아니었다. 정확하게 의도된 시나리오 대로 이뤄진 것"이라며 "부끄럽지 않냐"고 지적했다. 임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 도중 김 의원은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 고성이 오갔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국민의힘 쪽 책임인 것처럼 말씀하신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지난 번에 정신 나간 의원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상당한 자괴감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정신 나간 위원들이 국방위에 있으면 어떻게 같이 국방위 활동을 하겠냐"고 말했다.

군 장성 출신인 강선영 의원은 "(그 발언을 들었을 당시) 순간 제가 정신이 나갔나. 정신이 나가서 군 생활을 31년 4개월 동안 할 수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야당은) 여당 전체에 대해 매도하는 것을 변호해 줄 게 아니라 정쟁 없는 국방위를 위해 합의를 해야 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방위원장 성일종 의원은 "(우리 당 위원들이) 사과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고 저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정신 나간 위원들하고 회의를 할 수는 없지 않냐"고 했다.

성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있기 때문에 김 의원이 사과를 못 하는 것도 저는 개인적으로 이해한다"며 "(그래서) 간사를 전당대회 전까지만 다른 분으로 하고,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18일 이후에 다시 김 위원께서 간사로 들어오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니 한 며칠 산간 사이에 간사만 스위치를 해서 상임위를 정상화하면 어떻겠냐고 말씀을 야당 중진 위원을 통해 여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김 위원께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신 것"이라며 "상대의 자존감을 해하거나 상대를 너무 배려하지 않는 격한 발언들은 우리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대치 끝에 국방위는 여야 간사로 각각 강대식 국민의힘·김병주 민주당 의원을 선임했다. 소위 구성 안건도 처리하려고 했으나, 여야 이견 탓에 정회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