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사과문 낭독' 요구에 與 "자백 강요 떠올리는 반헌법적 폭력"
이해민, 챗GPT '세월호 참사 오보' 사과문 이진숙에 낭독 요구
"자백 문서 미리 작성하고 서명만 하라 겁박하는 '자백강요'"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은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 세월호 오보 관련 사과문을 낭독하라고 거듭 주장한 것에 대해 24일 '인권 침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이 후보자와 국민 모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사과문 낭독 강요는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챗GPT가 작성한 사과문을 낭독하라고 이 후보자에게 요구했다. "나 이진숙은 MBC 보도본부장 당시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전원 구조라는 세월호 참사 당시 오보와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그릇된 판단으로 유가족과 국민에게 큰 상처를 입힌 점을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쓴 사과문을 화면에 띄우고 이 후보자에게 해당 사과문을 읽으라고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2012년 헌법재판소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심의를 위반한 방송사에게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방송법 조항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라며 "의사에 반하는 사과 행위를 강제하는 것은 인격권을 제한하고, 양심의 자유에 반한다는 취지"라고 짚었다.
이어 "이 후보자를 포함, 대한민국 국민 중 세월호 참사에 가슴 아파하지 않는 이는 없다. 또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은 절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부정하는 이 또한 없다"라며 "이 후보의 사과문 강요 낭독 거부를 빌미 삼아, 이 후보자를 세월호 참사의 비극마저 외면하는 사람으로 매도하기 위한 치졸한 기획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본인이 직접 양심에 따라 생각해 하는 사과와, 타인의 강요와 압력에 의해 하는 사과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 사과문까지 내밀며 읽으라고 윽박지르는 행태는 독재 세력이 자백 문서를 미리 작성하고 서명만 하라며 겁박하는 '자백강요'마저 떠올리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심지어 낭독을 강요한 사과문은 챗GPT로 작성한 것이라고 한다. 애초에 진정성 없는 사과를 강요하고, 사과 자체를 희화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이해민 의원은 누군가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할 때 챗GPT로 사과문을 작성하는지 되묻고 싶다.
그러면서 "엄숙하게 임해야 할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버젓이 ‘사과문 낭독 강요’라는 전근대적 행태를 저지른 이해민 의원은 이진숙 후보자 본인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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