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25만원 지원법' 숨고르기…한동훈·김건희 특검법 충돌

법사위, 노란봉투법·전국민지원금 전체회의 추가 논의키로
"여당 대표 특검 정상이냐" vs "황제수사 안돼"…여야 공방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2024.7.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구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과 전국민 25만 원 지원법 강행 처리를 잠시 보류했지만, 24일 취임 첫날을 맞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특검법을 상정했다. 여당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법제사법위원회는 또 다시 난장이 펼쳐졌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전국민 25만원지원법(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한동훈 특검법(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시 비위의혹 및 자녀 논문대필 등 가족의 비위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대통령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의혹 등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등 9개 법안과 청원을 상정했다.

노란봉투법과 전국민25만원 지원법, 폐기물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전체 회의에서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여야 간 이견이 있어 전체 회의에서 계속 심사하겠다"고 했다.

당초 민주당이 2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일괄 처리하기 위해 이날 노란봉투법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이 법사위를 통과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이 두 법안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주도로 각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환노위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국가 예산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들을 법안심사 소위로 보낼 것을 제안했지만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표결에 부쳐 부결시켰다.

노란봉투법의 경우 법사위 상정을 위한 5일의 숙려 기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를 생략하는 안건이 표결에 부쳐졌고 통과됐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반대에 관한 청원 역시 전체 회의에 계류하고 청문회 개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어진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한동훈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안건 상정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서로 충분히 논의해서 의사일정을 정해야 하는데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안건이 상정됐고 간사 간 합의가 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모든 법안에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법안 자체를 상정조차 하지 말자는 것은 국회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일단 상정하고 처리 과정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송 의원은 한동훈 특검법과 관련해선 "의혹들 하나하나가 검사로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정상적으로 했던 일들이고 통상 인사청문회에서 의혹 제기되고 소명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을 국가적인 큰 사건인 양 특검을 한다고 한다"며 "어제 당대표 선출됐는데 여당 당대표에 대한 특검법을 1호 안으로 올리는 법사위가 정상이냐"고 따져물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유사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께서 검찰 수사에 응해서 받았고 많은 협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걸 또 특검을 하자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지금 수사의 칼날을 스스로 부러뜨렸다.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명백한 법 위반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하지 않고 황제 조사를 자처하고 있다"며 "이제는 특검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한동훈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전체회의에 계류하고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법사위는 상정한 민법 일부 개정법률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실질화를 위한 공수처법 입법 청원, 교제 폭력 관련 제도 개선 요청에 관한 청원을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회부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