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최고위 9명 중 5명 장악…친윤 견제·균형 과제
'김여사 문자 읽씹' 논란 등 갈등 …친윤 대립 불가피
해병대원 특검법 중재안 불씨 …계파갈등 심화할 수도
- 송상현 기자
(고양=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후보가 당대표로 확정되고 장동혁, 진종오 의원 등이 최고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와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의 갈등 양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위 과반을 확보하게 된 친한계가 지도부에서 다소 우위를 점했지만, 친윤계의 협조 없이는 원만한 당무가 어려운 상황이다. 친윤계와 친한계가 상호 견제 속 균형을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 황우여 비대위는 친윤계가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에 큰 이견이 없다. 비대위원 7명 중 황 비대위원장과 김용태 의원을 제외한 5명이 친윤 인사다. 원내 지도부 역시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점식 정책위의장, 성일종 사무총장 모두 친윤으로 분류된다.
앞으로 한 당선자는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민의힘 최고위에 자신을 뒷받침할 '친한' 위원을 과반 포진시킬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 최고위는 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당 대표 지명 최고위원·선출직 최고위원 5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한 당선자 외에도 러닝메이트로 당선된 장동혁 최고위원 당선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당선자와 한 당선자에게 임명 권한이 있는 정책위원회 의장,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총 5명이 최고위에 들어가게 된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번에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의원도 친윤으로 분류되지만 최고위 역학 구도상 친한에 뒤처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친한과 친윤으로 갈라진 당내 지도부가 불협화음을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윤과 친한의 갈등은 여러 차례 표면화됐다. 선거전 초반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불화설이 재점화했다. 친윤의 지원을 받는 원희룡 후보가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 공세를 벌이면서 문자 공개 배후에 친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한 후보는 나 후보를 향해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 사실을 폭로하면서 친윤의 반발을 샀다.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기소된 이철규·윤한홍 의원 등 친윤 의원들은 한 후보의 폭로에 대해 "금도를 지켜라" 등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한 후보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공식 사과했지만 경쟁 후보들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한 당선자가 제3자가 추천하는 조건부 해병대원 특검법에 찬성해 왔던 만큼 향후 특검법 정국 등에서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한 '단일대오'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선 계파 갈등이 심화하면서 친한계의 이탈이 가시화하면 '분당' 상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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