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불법" vs "윤, 증인 나와"…'탄핵 청문회' 충돌(종합)

與 불참→참여로 '대응' 전략…'불법' 발언 놓고 여야 신경전
전현희·고동진·박은정 청문회 앞 충돌로 부상…임성근 결국 선서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1차 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7.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임세원 한병찬 이밝음 김기성 기자 = 여야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서 하루 종일 충돌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는 탄핵 사유 중 순직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날은 해병대원 순직 1주기다.

당초 여당 법사위원들은 청문회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청문회에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대응하겠단 입장으로 바꿔 참석했다.

◇ 與 "불법 청문회" vs 野 "범인은 윤석열"

여당 의원들은 개의 직후부터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청문회의 위법성을 성토했다. 특히 '불법'이라는 표현을 지속해서 사용했고 이 과정에서 정청래 위원장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열리는 청문회는 명백하게 위헌·위법 청문회"라며 "이런 '불법 청문회'를 열면서 대한민국 해병대를 정쟁의 한복판에 넣고 청문회를 여는 우리 스스로가 참담하다"고 말했다.

발언 직후 정 위원장은 "발언을 중지합니다"라고 송 의원의 질의를 중단시키며 "이게 왜 불법이냐. 그리고 본인은 왜 불법에 동조하냐"고 되물었고 '불법'이라는 단어를 취소하라고 송 의원에게 요구했다.

뒤이어 송 의원은 "취소할 수 없다. 불법성을 국민들께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하다가 또 정 위원장에게 제지당했다. 몇 차례 두 의원 간에 '불법'이라는 단어를 놓고 논쟁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도 서로를 비판하는 말을 하며 청문회장은 소란스러워졌다.

야당은 이날 해병대원 수사 의혹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것에 '말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사실상 이건 시인"이라며 "저는 이 전화는 윤석열 대통령이 했고, 범인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당의 이성윤 의원도 이날 오전 질의에서 "이 모든 것이 윤석열 용산 대통령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폭로한 김규현 변호사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1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 2024.7.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與농성 충돌·정청래 vs 곽규택 '눈빛' 설전

국민의힘은 청문회가 열린 국회 본청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특히 정 위원장이 청문회 개최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뚫고 회의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현희·고동진·박은정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질서유지권' 발동을 경고했고, 청문회장 앞에서 벌어진 여야 충돌에 대해 형사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선서를 놓고도 실랑이가 이어졌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이날 오전 "증언은 하되 증인 선서는 거부한다"며 지난달 21일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이어 또다시 국회 청문회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하지만 오후 청문회가 시작되며 임 사단장은 마음을 바꿔 선서했다.

지난달 21일 청문회에서 선서를 거부했던 이종섭 전 장관은 이날은 "오해를 받지 않고 당당히 진술하려 선서하려고 한다"며 오전부터 선서에 임했다.

아울러 주진우·이성윤 의원의 법사위원 자격을 놓고도 여야간의 설전과 공방이 계속 이어졌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주진우 의원은 증인석에 앉아 있어야 할 사람인데 여기 (의원석에) 앉아 있다"며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한테"라고 외치면서 의사진행발언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주 의원은 본인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신상 발언을 통해 야당 의원들의 발언에 반박했다. 특히 주 의원은 "이성윤은 도이치모터스를 직접 수사지휘했는데, 본인이 수사지휘했던 사건과 관련해 증인신문을 하는거냐"고 되받아쳤다.

오후에도 두 의원 간의 법사위원 자격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은 계속 반복됐다. 야당의 공격이 계속되자 주 의원은 "1년 전에 대통령실 일반전화로 (걸려 와) 제가 44초간 통화를 했다는데, 일반전화 한 통밖에 없다는 것 자체가 저에 대한 의혹 제기가 근거가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정 위원장이 본인을 째려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5분간 계속 쳐다본다면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판단해 국회법 145조 2항에 의해 퇴장시키겠다"며 법사위 직원을 불러내며 "5분간 (곽 의원이) 계속 쳐다보는지 촬영해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곽 의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1차 청문회'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7.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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