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의장 중재안에 민주 최고위원 후보들 '부글'…강성 지도부 '예고'
최고위원 후보들 연일 '우원식 때리기'
당심 구애 후보들, 선거에 '유리' 판단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의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 원점 재검토 주문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강성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을 중심으로 우 의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방송법 중재안과 관련해서 우 의장의 중재안을 일단 받아들인다는 입장이지만 내부 이견이 있긴 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그동안 당론 법안인 방송4법을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방송4법은 공영방송 이사를 현행 9~11명에서 21명으로 늘리고 학계·시민사회단체 등에 추천권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친야권 성향 인사를 공영방송 이사진에 포진하려는 노림수라고 맞서며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이어졌다.
이에 우 의장은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모두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발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자"며 "정부의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와 야당의 방송4법 강행 처리를 함께 중단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야권의 '방통위원장 탄핵 소추' 논의에 대해서도 멈추라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4법 강행 처리를 추진하던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국회의장이 낸 입장인 만큼 정부·여당의 대응을 기다려보겠단 것이다.
하지만 오는 20일부터 민주당 전당대회가 본격 시작됨에 따라 최고위원 후보 간 경쟁이 사실상 '당심'에 대한 구애로 치달으면서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 경선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준호 최고위원 후보는 우 의장 회견 직후 입장문을 내고 "1분 1초가 급한데, 무슨 중단이고 원점이냐"고 반발했다. 강선우 후보 역시 "지금 이 순간에 브레이크를 걸어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고 했다. 강 후보는 페이스북에 "아쉽다, 추미애"라고 올려 우 의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현희 후보는 "이 시점에서 멈추고 대화하자는 건 스케쥴상 MBC를 장악하도록 도와주는 셈"이라며 "시기와 상황을 오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 같은 '우원식 때리기'가 대여 전략으로서 지금보다 더욱 타협이나 협상의 여지가 없는 강성 차기 지도부의 모습을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중재안을 거부할 경우 25일 예상되는 본회의에서 방송4법을 원안대로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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