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기소 취소 청탁' 폭로…전당대회 막판 표심 '흔들'

한동훈, 나경원 '패스스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
여파 놓고 어대한 가속화 vs 결선 도화선 해석 분분

원희룡(오른쪽부터),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손뼉을 치고 있다. 2024.7.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박소은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날 한동훈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폭로가 당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후보의 폭로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을 공고히할지 '내부총질'이란 비난을 강화시켜 결선으로 가는 도화선이 될지 해석이 분분하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는 전날(17일) 오전 CBS에서 진행한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를 향해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 저는 거기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폭로했다.

나 후보는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시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공식선거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해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후보는 2022년 5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한 후보의 폭로 직후 나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역시 한동훈 후보의 '입'이 우리 당 최대 리스크다"라고 반발했다. 원희룡 후보도 같은 날 본인의 SNS를 통해 "무차별 총기난사"라며 "이러다 다 죽는다"라고 경고했다.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이날도 포럼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정기 세미나에 참석해 한 후보를 향해 "분별이 없다"며 한목소리로 협공에 나섰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오전 서울시당 여성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이 문제는 좀 선을 넘지 않았나"며 한 후보를 비판했다.

야권도 이 사안에 대해 거센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당대표 후보는 "이런 청탁을 한 나 의원도, 신고하지 않은 한동훈씨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의 여파가 확산하자 한 후보는 전날 고양 킨텍스에서 합동연설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이 수사와 재판에 관여해야 한다고 나 후보가 잘못 인식하고 있길래 사례를 들어 말씀드린 것뿐"이라며 "그 청탁을 들어드리지 않았다. 야당에서 법적 문제 삼고 그럴 부분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여권 내부에서는 전날 한 후보의 폭로가 당심 80% 비중으로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대한'을 강화시킬지, '내부총질'이란 비난을 강화시켜 결선으로 가는 계기가 될 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한 초선 의원은 "어대한의 가속화일지 아니면 결선으로 가는 도화선이 될지 감이 안 잡힌다"며 "당내 분위기랑 의원들 분위기는 뒤숭숭한 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 사안이 좋은 영향을 미치든 나쁜 영향을 미치든 당 대표는 한 후보가 가능성이 제일 높을 것 같다"면서 "근데 궁금한 건 왜 한 후보가 굳이 어제 그랬냐는 것인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어제 폭로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며 "한 후보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당심을 결집해 결선으로 갈 가능성을 높인 자충수를 둔 것 같다"고 해석했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