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기소 취소 청탁' 폭로…전당대회 막판 표심 '흔들'
한동훈, 나경원 '패스스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
여파 놓고 어대한 가속화 vs 결선 도화선 해석 분분
- 조현기 기자, 박소은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박소은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날 한동훈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폭로가 당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후보의 폭로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을 공고히할지 '내부총질'이란 비난을 강화시켜 결선으로 가는 도화선이 될지 해석이 분분하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는 전날(17일) 오전 CBS에서 진행한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를 향해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 저는 거기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폭로했다.
나 후보는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시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공식선거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해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후보는 2022년 5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한 후보의 폭로 직후 나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역시 한동훈 후보의 '입'이 우리 당 최대 리스크다"라고 반발했다. 원희룡 후보도 같은 날 본인의 SNS를 통해 "무차별 총기난사"라며 "이러다 다 죽는다"라고 경고했다.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이날도 포럼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정기 세미나에 참석해 한 후보를 향해 "분별이 없다"며 한목소리로 협공에 나섰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오전 서울시당 여성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이 문제는 좀 선을 넘지 않았나"며 한 후보를 비판했다.
야권도 이 사안에 대해 거센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당대표 후보는 "이런 청탁을 한 나 의원도, 신고하지 않은 한동훈씨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의 여파가 확산하자 한 후보는 전날 고양 킨텍스에서 합동연설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이 수사와 재판에 관여해야 한다고 나 후보가 잘못 인식하고 있길래 사례를 들어 말씀드린 것뿐"이라며 "그 청탁을 들어드리지 않았다. 야당에서 법적 문제 삼고 그럴 부분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여권 내부에서는 전날 한 후보의 폭로가 당심 80% 비중으로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대한'을 강화시킬지, '내부총질'이란 비난을 강화시켜 결선으로 가는 계기가 될 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한 초선 의원은 "어대한의 가속화일지 아니면 결선으로 가는 도화선이 될지 감이 안 잡힌다"며 "당내 분위기랑 의원들 분위기는 뒤숭숭한 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 사안이 좋은 영향을 미치든 나쁜 영향을 미치든 당 대표는 한 후보가 가능성이 제일 높을 것 같다"면서 "근데 궁금한 건 왜 한 후보가 굳이 어제 그랬냐는 것인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어제 폭로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며 "한 후보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당심을 결집해 결선으로 갈 가능성을 높인 자충수를 둔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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