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다시 '빨간 날' 기대감…"휴무 지정" 여야 한목소리
나경원·윤호중·임오경,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 법안 발의
"5대 국경일 중 유일하게 공휴일서 제외…휴식권 보장"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여야 모두에서 제헌절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한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또한 '국민 휴식권 보장'을 강조해 온 만큼 내년부터 제헌절이 다시 '빨간날'이 될지 주목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에서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에서는 윤호중·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제22대 국회 개원식마저 밀릴 정도로 극한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가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헌절 공휴일 지정을 골자로 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을 지난 6월26일 발의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내수 진작 효과와 국민 휴식권 보장 등을 위해 제헌절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해 국민들과 함께 헌법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도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같은 법안을 발의했던 윤 의원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 법안을 다시 발의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공휴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는 "국민 10명 중 8명 가까이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것에 찬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과 공포의 의미를 기념하고, 국민의 휴식권 보장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제헌절은 1948년 7월17일 대한민국의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5대 국경일(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중 유일하게 공휴일에서 제외돼 있다.
제헌절이 처음부터 비공휴일이었던 것은 아니다. 제헌절은 2007년까지 50여년 동안 법정 공휴일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당시 '주 5일제'가 도입됐고 당시 생산성 저하를 주장하던 기업을 달래기 위해 2008년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이에 앞서 2006년엔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는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만큼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헌법은 특정 정당의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여야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법이 통과돼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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