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매 맞자 더 세진 '어대한'…격차 확대 역풍에 '反한동훈' 난감
2주만에 '한동훈 vs 나경원·원희룡' 격차 8%p→18%p
'문자 읽씹' 역풍?…"韓 때릴수록 2·3위 파이 줄어"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순위가 뒤바뀐 가운데, 2·3위 지지율을 합친 '반한(반한동훈)·친윤(친윤석열) 파이'는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훈 때리기'에 집중할수록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오히려 더 강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반전을 위한 비한(비한동훈)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한동훈 후보는 2주 전 조사보다 8%포인트(p) 상승한 36%를 기록했다. 나경원 후보는 17%, 원희룡 후보 10%, 윤상현 후보 7% 순으로 나타났다. 29%는 의견을 유보했다.
2주 전 한국갤럽이 6월25~27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물은 결과 한 후보 28%, 나 후보 19%, 원 후보 13% 윤 후보 7% 순으로 집계됐다. 2·3위인 나 후보와 원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값은 27%로, 2주 사이 32%에서 5%p가 줄어든 수치이다.
당원 투표 80%·일반 여론조사 20%의 전당대회 경선 방식을 고려해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반한' 지지율 파이가 작아졌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566명을 대상으로 지난 9~11일 진행한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 후보가 45%, 나 후보 15%, 원 후보 12%로 나타났다. 2주 전 조사에선 한 후보 38%, 원 후보·나 후보 15%로 나타났다.
한동훈 대 '반한·친윤' 구도가 '38% 대 30%'에서 '45% 대 27%'로 격차가 10%p 벌어진 것이다.
전당대회를 9일 앞두고 나경원·원희룡 후보의 단일화설이 재점화하고 있지만, 어느 후보로 단일화하든 '어대한'을 깨긴 쉽지 않단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 2주간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씹음)' 논란과 사천 의혹을 향한 나·원 후보 등의 협공이 오히려 역풍이 됐단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 여사 문자 논란의 경우 친윤계가 한동훈 대세론을 꺾기 위해 문자 메시지를 유출했단 의혹이 커지면서 한 후보에게 불리하던 분위기가 역전됐다.
진중권 동양대 특임교수가 총선 직후 김 여사와 57분간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당시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를 친윤계에서 막았단 취지로 말하자 파장은 더 커졌다. 진 교수는 "지금 나오는 얘기, 이미 그때 다 나왔다. 지금 친윤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당시 내가 여사께 직접 들은 것과는 180도 다르다"며 "(김 여사) 자신은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영부인인 김 여사가 외부 인사와 통화하며 자문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친윤계가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주저앉히기'를 연상케 하는 '한동훈 때리기' 모습이 오히려 반한·친윤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만 키웠단 지적이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에 영부인의 문자 파동 이후 한 후보를 향한 당원들이나 국민들의 선택이 더 견고하게 굳어졌다"며 "영부인이 50분이나 외부 인사인 진 교수와 통화하며 이런 문제를 줄줄이 논의했다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 오히려 엄청난 역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소위 친윤이 밀고 있는 원 후보나, 원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된 나 후보가 한동훈을 같이 때릴수록 2·3위 파이가 줄어들었다"며 "원 후보가 TV토론에서도 사천 논란을 꺼내놓고 제대로 근거를 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지층도 마타도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조사의 응답률은 11.2%, 6월25~27일 진행된 조사의 응답률은 11.8%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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